[자유성] 살 빼는 주사

  •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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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02  |  수정 2023-05-02 06:55  |  발행일 2023-05-02 제23면

다이어트시장에 개벽에 가까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운동이나 식단으로 대표되던 기존 체중감량 방법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그 틈새로 살 빼는 주사 또는 비만치료제가 빠르게 약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다이어트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에서 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이 약들을 다이어트용으로 구할 수 없지만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등 출시는 시간문제일 뿐,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통적인 다이어트는 건강한 식단·꾸준한 운동·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 식습관에 변화를 주는 방식이 주류였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인내심과 시간 및 노력이 전제돼야 했다. 그러나 주사로 체중의 15% 이상을 뺄 수 있는 신약이 등장하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위고비·오젬픽 등 비만 치료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는 주사제는 2021년 미국 출시 이후 비상한 관심을 끌며 가파른 신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성분 중 'GLP-1'의 당초 용도는 당뇨치료였지만 체중을 줄게 하는 작용을 유발하면서 비만약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FDA(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은 만큼 안전성은 어느 정도 검증됐으나 비싼 가격과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 등에 대해서는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달 주삿값이 100만원을 웃돌기 때문에 대중화까지는 상당한 진입장벽이 존재하고 약을 끊을 경우 원상회복 가능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 국내 의료계에서는 메스꺼움 증상 등과 함께 비만이 아닌 사람들의 오·남용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장준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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