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아트필름으로 만나는 대구

  • 김분선 대구시립무용단 수석단원
  • |
  • 입력 2023-05-04  |  수정 2023-05-04 07:49  |  발행일 2023-05-04 제16면

[문화산책] 아트필름으로 만나는 대구
김분선 (대구시립무용단 수석단원)

넓게 뻗은 고속도로를 지나 어슴푸레 보이는 굽이진 낯선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해발 1천84m 정상 대평원에 펼쳐진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참꽃군락지를 만나게 된다. 대구에 있는 이곳은 매년 4월이 되면 전국에서 10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비슬산 참꽃문화제가 열리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지난 4월 'Daegu Fantasia' 프로젝트팀은 '사랑의 기쁨'이란 주제로 비슬산을 배경으로 한 영상물을 업로드했다. 그 영상에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며 꽃피우는 참꽃을 형상화한 현대무용과 진분홍빛으로 물든 비슬산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아냈다. 새로운 아침을 여는 희망적인 현대음악이 합쳐져 약 2분간의 환상적인 영상으로 제작되었다.

이 영상 제작을 위해 영상제작자·작곡가·무용수가 힘을 합쳤다.

"제가 4년 동안 비슬산을 20번이나 갔었는데 진짜 너무 아름답습니다. 대중적이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아침을 여는 음악과 사람들이 봤을 때 편안한 무용이 조화를 이루는 아트필름이면 좋겠습니다."(박순 인터프레임 대표)

"대구지역 무용가, 음악가가 함께 영상을 담아낸다면 좋은 시너지효과를 낼 거 같습니다. 현대음악은 어떤 특정한 멜로디나 비트가 없는데 무용에서 안무하실 때 괜찮으실까요?"(김영 작곡가)

"현대음악이 그렇듯 현대무용도 정확한 박자에 안무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음악의 흐름만 알 수 있다면 안무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현대무용이 추상적 표현이 많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지만 비슬산의 참꽃을 잘 표현해보겠습니다." (김분선 무용수)

영상 제작을 맡은 박순 대표가 대구의 특정 공간이 지닌 아름다운 장소를 지정하면, 현대음악 김영 작곡가가 공간에서 받은 영감을 선율로 그려내고, 현대무용수 김분선은 음악의 선율과 공간이 주는 미를 몸짓으로 표현한다. 그 모든 순간은 안영준 촬영감독이 렌즈 속 세상으로 담아낸다. 그야말로 각자의 분야에서 자신들이 하고자 함을 표현하는 '아트필름(Art film)'인 셈이다. 아트필름은 대중에게 어필하도록 설계되지 않고 실험적인, 진지한 예술적 작품으로 간주된다. 주로 영리적 이익 대신 미적인 이유를 위해 제작되며, 매우 상징적인 내용을 포함한다.

'Daegu fantasia'(사랑의 기쁨)를 통해 비슬산 참꽃군락지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전국을 넘어 세계로 넓혀가는 장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 제작될 'Daegu fantasia part 2' 아트필름도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김분선 (대구시립무용단 수석단원)

기자 이미지

김분선 대구시립무용단 수석단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