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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대구 달서구 진천동 한 아파트 43층 창문 방충망에서 발견된 박쥐 모습. <독자 제공> |
저녁 무렵 대구 도심 초고층 아파트에서 때아닌 '박쥐'가 발견됐다.
8일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7시쯤 대구 달서구 진천동 한 아파트 43층 창문 방충망에 박쥐 한 마리가 붙어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몸길이 75~90㎜, 앞발 길이 50~ 63㎜, 몸무게 15~30g 정도의 박쥐인 것으로 파악됐다.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해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박쥐의 '동면기'다. 박쥐는 보통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습도가 높은 굴이나 폐광에 머물며 겨울잠을 잔다. 그런데 박쥐가 도심 한 가운데 출현해 눈길을 끈 것이다.
학계는 '목이 말라' 깬 박쥐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최근 따뜻한 날씨와 추운 날씨가 교차하면서 수분을 섭취하기 위해 박쥐가 잠에서 깰 수 있다는 것이다. 박쥐가 서식하는 동굴과 숲이 아파트 개발 등으로 파괴됨에 따라 아파트 단지로 날아 들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박쥐가 뇌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질병인 광견병을 옮길 수 있는 만큼 절대 접촉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최동학 대구 수성대 애완동물관리과 교수(제26대 대한수의사회 수석부회장)는 "도심에서 박쥐 출몰이 드문 경우는 아니다. 달서구와 달성군 인근에는 야산이 많아 주택가 쪽에서는 간혹 발견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박쥐는 일반적으로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는다. 다만 광견병 바이러스를 옮기는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어 손으로 잡는 건 아주 위험하다"고 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강승규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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