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할 이유 대지 말고 도전하라, 해보면 얻는 게 너무 많다"

  • 손선우,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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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8  |  수정 2023-05-18 09:58  |  발행일 2023-05-18 제19면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글로벌 광고천재 이제석 대표
공공커뮤니케이션 전략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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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이제석의 광고론 - 이제석의 창의적인 공공커뮤니케이션의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고층빌딩 벽면에 그려 넣은 권총 때문에 도심 한가운데 치솟은 굴뚝이 총신처럼 보이는 착시, 군인이 겨눈 소총이 둥그런 기둥을 감싸면서 결국 그 총구가 자신에게로 향한다는 경고.

'광고천재 이제석' 하면 떠오르는 유명 광고들이다. 그는 2006년 9월 미국으로 건너간 지 6개월 만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대기오염의 위험을 경고하는 '굴뚝총' 광고는 세계 3대 광고제의 하나인 '원쇼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What goes around comes around)'는 카피가 인상적이었던, 전주에 감아 놓은 반전 포스터는 초등 교과서에 실렸다.

이제석광고연구소의 이제석 대표가 지난 16일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먼저 화면에 경찰서 벽면을 찍은 사진 한 장을 띄웠다. 3층 높이의 벽면에는 올빼미가 그려져 있었다. 창틀은 눈을 대신했다. 밤이 되자 올빼미의 눈에서 불빛이 밝게 비쳤다. 이 광고는 야행성 동물인 올빼미처럼 시민이 잠든 시각에도 눈을 뜨고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경찰의 다짐을 상징화한 것이다.

"다들 처음 볼 땐 '우와! 놀랐어요'라고 반응하더니 이제는 '에이~ 나도 저런 거 만들겠다'는 댓글이 달려요. 장르화된 거죠. 중요한 건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경찰서 벽면에 올빼미를 그렸다는 점입니다."

이 대표는 2011년 서울 강남경찰서 본관 옆면에 올빼미 벽화를 그리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한국에서 광고할 때 의사결정 구조는 사다리를 타는 것과 같아요. A를 제안하면 주무관의 견해에 따라 A를 수정해 B로 갑니다. 또 팀장과 과장이 손을 대면 C와 D로 바뀝니다. 말도 안 되는 협의를 수십 차례 진행한 끝에 최종 결과물은 엉뚱한 쪽으로 흘러가 버립니다. 그런데 경찰서 올빼미 광고가 주목받으면서 10년 가까이 전국에서 경찰서 광고가 쏟아졌어요."

이 대표는 공익광고에 유독 관심이 많다. 미국에서 가장 큰 광고회사인 JWT와 BBDO를 거쳐 FCB에 입사해 히트작을 연달아 선보이고도 2009년 돌연 귀국한 이유는 국내 공익광고의 개척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공익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환경과 인권, 수도권 집중, 지방언론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졌다. 서울만 홀로 남겨 놓은 한반도 지도는 사회적으로 큰 공감을 얻었고, 지역 언론사들과 공동 기획한 지방신문 응원 광고는 '중앙과 지방'이라는 도식적인 프레임을 깨뜨렸다.

그는 좋은 광고에 대해 이런 조언을 남겼다. 비단 광고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듯싶다.

"경찰서 올빼미 광고가 주목을 받은 건 경찰의 노력을 세련된 방법으로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경찰이 국민을 위해 밤새 고생합니다'라는 카피를 달았으면 많은 사람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데 유세를 떤다고 비아냥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좋은 전략이 좋은 연출을 만나 '성공적인 광고'를 하는 게 아닙니다. '왜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못할 이유를 대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합니다. 한 번 해 보면 얻을 수 있는 게 너무 많습니다. 정말."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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