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뿌리, 문화 예술 중심지 달성 .6] 달성의 문화예술 자산

  •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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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3 07:57  |  수정 2023-05-23 07:58  |  발행일 2023-05-23 제16면
지천으로 핀 비슬산 참꽃처럼…문예·축제·생태 보물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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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비슬산 정상에 참꽃이 만개해 진홍색 주단을 깔아 놓은 듯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달성군은 참꽃 개화 시기에 맞춰 매년 봄 '참꽃문화제'를 개최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남일보 DB〉

대구 달성군의 문화예술 자원은 다채롭다. 낙동강과 비슬산이라는 천혜의 자연 환경과 더불어 도동서원, 석빙고, 용연사 등 역사문화 자원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역사문화자원은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넘어 과거와 현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현대적인 디자인과 건축기법으로 지어진 디아크문화관은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자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자원이다. 또 지역의 역사와 문화, 환경을 축제로 승화시킨 '달성 100대 피아노' '비슬산 참꽃문화제' '달성 대구현대미술제' 등도 달성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자산이다.

낙동·금호 젖줄에다 명산까지 품어
귀중한 가치 문화유산 곳곳에 간직
계절마다 특색있는 축제 한마당도
올해 국제(근)현대미술제 준비 중
달성군, 체험형 관광클러스터 박차


◆대구의 가장 큰 '보물 창고'

달성군은 대구지역 8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한다. 대구 전체(883.70㎢)의 절반(426.68㎢)을 차지할 정도다. 특히 달성군은 생태적 가치를 지닌 곳이 많다.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 금호강과 함께 비슬산까지 품고 있어서다. 비슬산은 팔공산과 함께 대구를 대표하는 명산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암괴류가 독특한 경치를 빚어내고, 천왕봉(해발 1천83m)·월광봉(해발 1천m)·조화봉(해발 1천59m)·대견봉(해발 1천35m) 등 1천m가 넘는 봉우리들이 능선을 형성하고 있어 수많은 등산객이 모여든다. 더욱이 정상 부근에는 참꽃 군락이 형성돼 있어 봄이면 상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대견봉 정상에 위치한 대견사와 함께 용연사, 유가사 등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사찰도 비슬산에 둥지를 틀고 있다.

달성습지는 강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생태 공간이다. 낙동강과 금호강·진천천·대명천이 합류하는 지역 일대에 형성된 달성습지는 총면적이 약 2㎢에 이른다. 보기 드문 범람형 습지로 주변에 충적저지(沖積低地·흐르는 물에 의해 토사가 운반돼 쌓인 저지대)와 범람원(氾濫原·하천의 범람으로 하천 양쪽에 물질이 퇴적돼 형성된 평탄한 지형)이 발달해 있다. 희귀식물인 모감주나무를 비롯해 쥐방울덩굴,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등 약 520종의 생물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로, 왜가리, 고니, 홍머리오리, 청둥오리가 철마다 찾아들고 맹꽁이(환경부 2급 보호 동물)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낙동강 변 옛 사문진 자리도 지역의 대표적인 수변 공간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국내 최초로 피아노가 들어온 영남권 물류의 중심지는 이제 매년 100만명이 찾는 관광지로 변모했다. 이외에도 송해공원과 송해기념관이 있는 옥연지, 벚꽃길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달창저수지도 달성의 생태 수변 공간으로 손꼽힌다.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달성지역 곳곳에는 '보물'처럼 귀중한 가치를 지닌 문화재가 숨어 있다. △도동서원 중정당·사당·담장 △용연사 금강계단 △묘법연화경 권4~7 △용연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 △태고정 △현풍 석빙고 △운흥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하목정 △대승기신론소 권하 등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만 9점에 달한다. 또 도동서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비슬산 암괴류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으며 삼가헌 고택과 조길방 고택은 국가민속문화재다. 달성군 전체가 하나의 역사·문화·예술·생태 공간이자 보물 창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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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은 도동서원(위쪽)과 하목정 등 지역 역사문화 유산을 관광 자원화하는 것을 넘어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色 가득한 축제들

달성에서는 계절마다 특색 있는 축제가 줄을 잇는다. 정월대보름 달맞이 문화제를 시작으로 '옥포 벚꽃축제' '전국민속소싸움 달성대회' '비슬산 얼음축제' 등 다양한 주제로 한바탕 큰 잔치가 벌어진다.

특히 달성의 축제는 지역만의 독특함을 지니고 있어 하나의 문화 자원으로 가치를 인정받는다. 대표적인 행사가 바로 매년 4월이면 열리는 '비슬산 참꽃문화제'다. 축제기간 비슬산 일대는 참꽃을 구경하려는 등산객과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비슬산 정상에는 100만㎡(30만평)에 달하는 참꽃군락지가 있는데, 늦은 봄 참꽃이 만개하면 진분홍의 화원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단순히 참꽃을 보는 데만 그치지 않고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고 각종 체험도 할 수 있다. 산신제부터 축하 공연, 생활예술페스티벌, 참꽃가요제, 반딧불이 버스킹, 참꽃 시화전까지 문화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이어진다.

달성만의 독창적인 문화 콘텐츠로 '달성 100대 피아노 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최초의 피아노가 사문진 나루터를 통해 들어온 것을 기념해 매년 낙동강 변에서 대규모 피아노 공연을 한다. 역사적 사실을 사회·문화적 콘텐츠로 풀어낸 예술공연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또 공연 예술의 영역을 넘어 지역의 정체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낙동강 강정고령보 일원에서 매년 열리는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도 지역의 대표 축제다. 빼어난 낙동강 변을 배경으로 국내외 다양한 작가들의 현대미술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1970년대 대구에서 시작된 현대미술제를 계승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시민에게 현대미술을 보다 쉽게 접하게 함으로써 문화예술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올해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9월15일~10월15일 예정돼 있다. 달성군은 새로운 예술 행사로 '대구국제(근)현대 미술제'를 준비 중이다. 달성 대구현대미술제와 별도로 해외 작가의 참여를 대폭 확대한 국제 미술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아직 정확한 시기와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

달성군은 지역 문화자원을 체계적으로 운영·관리·확충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역사문화 자원과 생태 자원을 연계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넘어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동서원 권역 관광클러스터 구축사업'이다. 지역 대표 역사문화 유산인 도동서원과 낙동강 레포츠 밸리를 묶어 '체험형 레저·문화 관광클러스터'로 구축한다는 게 골자다. 수상 레포츠부터 전통 놀이까지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기반시설을 마련해 관광객에게 보다 많은 즐길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이를 위해 낙동강 레포츠 밸리에는 카약, 플라이보드, 블롭점프 등을 확충하고 도동서원에는 국궁, 다도, 서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소요 예산은 40억원 정도다. 달성군은 오는 8월 '도동서원 권역 관광클러스터 구축' 연구용역을 시작해 2026년에는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목정~육신사 관광명소화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달성군은 2026년까지 3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하목정과 육신사 일원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하목정 건물을 보수하고 주차장은 물론 화장실과 관리소, 방재시설 등 편의시설을 설치한다. 육신사 경내와 연접지에 편의 시설 확충과 더불어 주변 수목 정비와 함께 새로운 식물을 심어 관광지로써 매력을 더한다. 또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나 관람객이 문화재 주변 경관을 둘러볼 수 있도록 산책로도 조성한다.

'화원 가족테마파크'도 중요 문화관광 인프라 사업이다. 달성군은 화원유원지 안에 20만7천720㎡ 규모로 약초원, 자연치유원, 예술공원, 어린이 테마공원 등을 갖춘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 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예산만 260억원에 이른다. 지난 3월 기본 구상 및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고, 대구시로부터 화원관광지 지정 및 조성계획 변경 승인이 나길 기다리고 있다. 내년에 착공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달성군의 문화예술 분야는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달성군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달성군은 앞으로 5년간 정부로부터 최대 200억원을 지원받아 문화도시 사업을 이어가게 된다. 김병수 달성문화재단 달성문화도시센터장은 "달성은 과거부터 금호강을 중심으로 발전한 전통적인 유교문화에 있어 대구의 중심이었고 굉장히 좋은 문화자원을 많이 갖고 있다"며 "이번 법정 문화도시 지정은 달성군의 문화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일우〈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달성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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