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경계에 가축시설…제각각 조례가 '갈등 불씨'

  • 백종현,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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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5  |  수정 2024-05-27 16:04  |  발행일 2023-05-25 제1면
의성-구미 경계에 돈사, 안동-영주엔 축사 허가로 '주민 몸살'
현행 조례상 막을 방법 없어…경북도 "통일된 방안 도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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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시·군 경계에 허가된 축사 문제로 인근 주민들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영남일보 DB

하나로 통일되지 않은 가축사육제한 조례로 경북지역 일선 지자체들이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가축사육제한 조례의 '사각지대'인 시·군 경계에 축사 건립 허가가 나면서 인근 주민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경북 의성과 구미의 경계 지역인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일원에 대규모 돈사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인근 구미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돈사 주소는 의성에 두고 있지만, 위치는 구미 주택단지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는 양돈 업체들이 지금까지 모두 6곳의 돈사 신축을 확정했거나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사 면적만 총 3만8천700㎡로, 돼지를 최대 2만 마리 키울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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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군이 건축 허가한 단밀면 낙정리 돈사 신축 예정지와 도개면 동산리 위치도. 영남일보 DB
특히 이 지역에 들어서는 돈사 일부는 구미시 도개면 동산리와 불과 700m 떨어져 있어, 악취와 환경오염 피해를 걱정하는 주민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동산리 주민 이모 씨는 "완공을 앞둔 돈사의 경우 마을과 가까이 있어 냄새 문제가 발생할게 불보듯 뻔하다. 주민들의 재산권과 행복권이 침해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에는 안동시가 영주시 경계지점인 북후면 옹천리에 축사 신축을 허가하면서, 인근 영주시 평은면 지곡2리 주민들이 발칵 뒤집혔다. 평은면 주민들은 주거 밀집지역까지의 거리를 무시하고 안동시 축사 제한구역 조례를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현행 조례 상 지자체가 시·군 경계에 들어서는 대규모 가축 사육시설의 건립을 막을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의성군 가축사육제한 조례에 따르면 낙정리의 양돈 시설들은 주거밀집지역과 1~1.8㎞ 떨어져 있어 거리 제한 규정에 적용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동시 역시 조례로 1천㎡ 이상 축사(소 사육 기준)는 반경 300m 이내에 주거밀집지역이 있으면 허가를 제한하고 있으나, 타 지자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실제로 영주시 평은면 지곡2리의 경우 300m 반경에 포함됐지만, 축사는 신축 중이다.
 

시·군 경계에 축사 건립을 두고 주민 간의 갈등이 커지자, 경북도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타 광역단체의 조례를 벤치마킹, 별도의 사육 제한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충남도는 2021년 전국 최초로 '15개 시·군 경계지점의 가축 사육 제한 조례'를 개정해 이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시·군 경계에 가축시설이 들어서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며 "하나로 통일된 가축 사육 제한 구역 조례를 도입해 인접 주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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