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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렬 'appearing plane' |
이렬 초대전이 오는 11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실험과 반복된 조형작업을 통해 조형적 단조로움에서 탈피한 이렬(본명 이창렬)의 작품 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그의 근작은 규칙적인 간격의 선형 입체물 위에 단색 아크릴 물감으로 도색한 부조 회화다. 마치 우리나라 1세대 단색회화의 거장인 박서보의 '직선 묘법'과 유사한 형태에 누보 레알리즘(Nouveau Realisme) 운동의 선두에서 혁명적 활동을 지향했던 이브 클랭(Yves Klein, 1928-1962)의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IKB)'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이렬의 작품을 천천히 살펴보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나열된 선형의 입체물을 발견할 수 있다. 나무 패널에 두툼한 시트지를 오려 붙여 빳빳이 세운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정교함이 느껴지는 작품을 통해 제작기법과 재질, 채색에 대한 궁금증은 강하게 증폭된다. 파란색으로 채색된 화면은 강한 인상을 더한다. 청명한 느낌과 부조 회화의 고급스러움을 더해주는 울트라마린(Ultramarine)은 그의 작품을 대표한다.
이렬의 연작 'appearing plane'은 공간적 평면성에 대한 진지한 탐구에서 비롯된다. 선과 면이 관계하는 순간이 평면적 시각에 잠재된 공간의 확장으로 이어져 입체를 현실적으로 재현한다. 이렬은 서구의 모노크롬(Monochrome, 단색화) 회화와 우리의 단색화를 극복하고 새로운 조형 양식을 개척해 나가려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자신만의 독자적 주제 의식으로 '비움과 채움'의 미학을 형상화 시켜 나가고 있다.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이렬은 여섯 번의 개인전과 국내 주요 아트페어 참여를 통해 자기만의 독창적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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