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 인상 불가피…'밀크플레이션' 현실화되나

  • 이남영
  • |
  • 입력 2023-06-06  |  수정 2023-06-05 18:37  |  발행일 2023-06-06 제1면
아이스크림, 빵값 동반 인상

9일부터 낙농가와 유업계 협상
원유 가격 인상 불가피…밀크플레이션 현실화되나
생산비 상승으로 원유 가격 인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렸다. 자연스레 제품 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소식에 대구지역 소비자들의 마음은 무겁다.<영남일보 DB>

원유(原乳) 가격을 정하기 위한 낙농가와 유업체의 협상이 9일부터 시작된다. 생산비 상승으로 원유 가격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소비자는 아이스크림, 빵값이 같이 오르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9일 소위원회를 열어 올해 원유 가격 협상에 착수한다. 올해부터 원윳값은 음용유와 가공유로 분류해 가격을 달리 적용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원유 가격 인상에 생산비 뿐 아니라 시장 상황도 반영해 기본가격을 결정한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사료 가격 인상 탓에 낙농가의 생산비가 증가해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ℓ당 959원이다. 전년보다 13.7%(116원)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 가격이 올랐고, 특히 생산비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비 상승과 부산물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 요인은 우유 생산비 상승액 전체의 84.1%를 차지했다.생산비가 사실상 원유 가격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제품값도 같이 오르게 된다.


소비자는 무엇보다 '밀크플레이션' 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원유 기본 가격이 ℓ당 49원이 인상되자 각 유업체는 흰 우유 제품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렸다. 덩달아 아이스크림 가격도 10∼20%대로 치솟았다.


시민 박모(여·27) 씨는 "우유를 자주 사 먹진 않지만 원유 인상 소식에 빵, 아이스크림 등 제품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며 "국내 우유가 해외에 비교해도 상당히 비싼 편인 걸로 알고 있다. 가격인하는 기대하지 않지만 원유를 활용한 제품의 동반 가격 상승은 솔직히 걱정된다"고 했다.


정부는 국내에서 빵류, 과자류 등의 제품에서 우유 비중이 각각 5%, 1% 수준이라 원유 가격 인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는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남영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