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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SRS 관계자들이 지난 1월 대구 스마트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 1호 참여기업인 대아건재 착공식에 참석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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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건재 공장에 시공될 태양광 모듈. |
글로벌 기후 위기는 엄연한 현실이다.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부터 현재까지 1.1℃ 상승했다고 한다. 0.4℃만 더 오르면 생물 종의 14%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산호초는 70%가 고사할 수 있다.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RE100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기업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전량 재생에너지로 자가생산하거나 구매해 조달하려는 시도다.
대구시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스마트 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3조원 규모)도 그 연장선의 일환이다. 이 사업을 기획, 운영 중인 특수목적법인 <주>SRS를 통해 대구 산단 지붕형 태양광 사업의 현주소와 가능성, 문제점 등을 들여다봤다.
2025년까지 지역 17개 산단에 추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9→15% 기대
참여업체 건물 노후화 심한 곳 많아
사업 가능성 확보했지만 비용 문제
REC 단가 유지 등 정부지원 필요
◆2025년까지 1.5GW 목표… 걸림돌은 시간과 돈
스마트 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가 목표로 하는 발전용량은 1.5GW다. 2025년까지 대구지역 17개 산업단지의 지붕 1천338만1천㎡를 태양광 설비로 뒤덮는 것이다. 지역 전체 사업체의 80% 수준인 약 7천600개 업체가 참여해야만 가능한 녹록지 않은 프로젝트다.
특수목적법인 <주>SRS는 프로젝트가 목표치를 달성하면 '탄소중립 선도도시 대구'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고 여긴다. 설계·조달·시공을 동시에 수행하는 'EPC' 업체들이 3.5시간 발전을 보증한다. 생산자책임재활용 제도에 따라 '불용 패널'은 SRS가 수거 후 재활용한다.
SRS에 따르면 이 담대한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지역 내 최종 에너지 소비는 14.4% 감소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9.1→15.1%로 늘어난다. 전력자립률은 22%까지 신장된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공장 자동화를 위한 로봇 지원도 계획 중이다. 스마트 산단 전환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여긴다.
다만 걸림돌은 있다. 바로 시간과 돈이다. SRS는 이번 프로젝트의 펀딩을 위해 모든 산단 관리기관과 일일이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현재까지 제3산단·검단산단·달성1차산단·성서산단·서대구산단과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산단에서 170개 업체가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 국가산단과 달성2차, 유통단지 등 협약을 맺지 않은 곳에서도 22개사가 동참키로 했다. 현재까지 발전용량은 46.56㎿로 목표치(1.5GW) 대비 달성률은 3.1%다. 계통망 부재, 산단 이전 추진 등으로 참여가 무산된 염색산단(66개 업체·1만920㎾)은 제외됐다. 갈 길이 멀다.
SRS 측은 "산단 지붕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는 시도 자체가 초기 단계다. 개별 협약들은 후발주자의 선례가 된다. 신중하게 협약을 진행하다 보니 시간이 지체됐다"며 "업체로부터 의향서를 받으면 구조 검토와 안전진단을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건물 노후화가 심하고 도면이 없는 경우도 많다. 하나하나 실측해야 해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고 했다.
◆복잡하게 얽힌 흐름… 제도 개선과 홍보 필요
SRS가 그리고 있는 프로젝트 구조도는 거미줄처럼 복잡하다. 국내 초대형 운용사인 '한화자산운용'이 펀딩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투자자는 증권사, 신재생 펀드 등이 가능하다. 향후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전기를 모아 한국전력이나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사업자 등에 판매해 얻는 수익은 사무수탁법인으로 회수된다. 이후 한화자산운용을 거쳐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설비 시공엔 EPC 업체가 나선다. 한화시스템, LS일렉트릭, 현대일렉트릭, 대보정보통신 등은 발전 시간, 품질·하자·계약, 유지보수를 보증한다. 이들은 다시 대구 지역 업체 하도급을 통해 시공한다.
참여를 원하는 산단 입주 업체가 의향서를 제출하면 설계·구조 검토를 진행한 뒤 계약한다. 최대 3주(100㎾ 규모 기준)간 구조보강을 거치고, 발전사업허가를 받아 일주일가량 설비 공사를 진행한다. 업체들은 지붕을 내어준 대가로 임대료와 추가 혜택을 받는다.
대구시는 이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행정지원을 한다.
SRS는 사업 가능성은 확보했지만 돈이 돌기 시작해야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울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이번 프로젝트가 기후위기와 국제적인 경영환경 변화 등에 대응하는 의미가 있다는 홍보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RS 관계자는 "정부가 REC 단가를 쥐고 있는데, 최근 단가를 떨어트리고 있다. 전력 판매 수익이 준다는 말이다. 단가가 유지돼야 펀딩, RPS 사업자 계약이 가능하다. 노후 산단 개량의 특수성을 고려해 가중치를 반영하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재 발전자회사와의 수의계약도 막혀 있다. 공익 목적에 한해 풀어준다면 금융 조달이 가능하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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