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얼리 휴가족' '색다른 여행지' 등 새로운 트렌드 떠올라

  • 정지윤
  • |
  • 입력 2023-06-12  |  수정 2023-06-12 07:34  |  발행일 2023-06-12 제5면
고물가 시대 저렴하게 여름 휴가를 즐기려는 '얼리 휴가족' 등장

제주항공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2%가 5·6·9·10월에 휴가 떠날 것

MZ세대에는 남들이 안가는 색다른 여행지인 '몽골'이 인기 여행지
clip20230609171535
고물가 시대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른 휴가를 떠나는 얼리 휴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여름 휴가철 외국으로 대구공항 모습. 영남일보 DB

직장인 박원호(33)씨는 이달 중순 이른 여름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장소는 베트남 다낭. 여름휴가 절정기인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휴가를 떠났던 박씨가 일정을 앞당긴 이유는 하나다. 매번 성수기에 휴가를 보내다 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았던 만큼 올해는 비성수기 기간에 떠나기로 한 것.


그가 결제한 베트남행 항공권 가격은 49만원으로, 7월 말(약 64만원), 8월 초( 72만 원)보다 약 23.4~31.9% 정도 저렴하다.


박씨는 "성수기보다 일찍 휴가를 떠나는 게 유행이라는 것을 듣게 됐다. 항공권 가격부터 줄일 수 있어서 이른 휴가를 떠나기로 했다"면서 "성수기에 가면 사람들도 많고 물가도 비싸다. 여유롭고 저렴하게 떠나는 이른 휴가도 괜찮을 거 같다"고 했다.

팍팍한 경제 상황 속에서 보다 저렴하게 여름 휴가를 즐기려는 '얼리 휴가족'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통상적으로 여름휴가의 성수기 기간은 '7말8초(7월말 ~ 8월초)'다. 그러나 고물가 시대에 맞춰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6월'에 휴가를 떠나는 것이다. 얼리 휴가의 경우 항공료, 숙박비 등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주항공이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19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응답자 중 42%가 5·6·9·10월에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이들 중 52%는 '성수기(7~8월)에는 여행 비용이 비싸서'라고 이유를 골랐다.

clip20230609171636
여름 휴가철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영남일보 DB
clip20230609171656
여름 휴가철 고속도로 모습. 영남일보 DB
지난달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우리나라 국민의 출국자 수 통계에서도 얼리 휴가족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6월 출국자 수가 최근 5년간 연평균 12.7%가 증가한 것. 성수기 기안인 7월 9.5%, 8월 5.8%보다 3~7% 포인트 가량 높았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회사들이 자유롭게 연차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른 휴가를 떠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들었다"면서 "성수기에는 복잡하고 예약도 어려우며 물가도 비싸다는 인식이 많다. 저렴하고 여유로운 휴가를 떠나기 위해 6월에 휴가를 보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리 휴가족과 함께 새로운 여행트렌드는 '남들이 안가는 색다른 여행'이다. 이런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는 '몽골'이다. 여행을 많이 가는 일본, 베트남, 태국 등과 달리 몽골은 이들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으로, 이곳에서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것. 사막 탐험, 게르 숙박, 낙타 체험 등이 MZ들을 사로잡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저렴해진 항공권도 몽골에 대한 인기를 높이는 이유중 하나다. 그동안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가지고 있던 몽골행 운수권을 지난해부터 지난해부터 제주항공·티웨이항공 등 저가 항공에서도 여름 성수기에 한해 운항이 가능해지면서 항공권 가격이 낮아진 것. 지난 2019년 몽골 왕복 항공권은 100만원 육박했다. 현재는 40만원대에도 구매할 수 있다.

이에 몽골 여행 예약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의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몽골 패키지 상품 예약 추이를 살펴보면 매달 예약이 증가했다. 전월 대비 예약률은 각각 2월 239%, 3월 107%, 4월 60% 상승했다. 또 예약 고객 중 20~30대 비중이 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렇게 찾는 이들이 늘면서 여행 업계도 몽골 관련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여름 성수기를 맞이해 인천~울란바타르 노선을 기존 주 3회에서 주 4회로 늘렸다. 증편 기념으로 할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여행사에서도 몽골 관련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생 노유림(여·22)씨는 "TV 프로그램, SNS 등에서 몽골 여행을 보면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체험할 수 없는 게르 숙박, 사막 탐험 등을 해보고 싶다"면서 "9월쯤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때 시간을 내서 다녀올 계획이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