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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기록적인 장마가 닥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장마용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15일 위메프가 분석한 최근 2주(5월29일~6월11일)간 고객 구매 데이터에 따르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장마 용품 매출이 급증했다. 실내 습도 관리에 용이한 제습기(1천53%)뿐만 아니라 의류 관리에 도움을 주는 제습제(250%), 건조기(42%) 매출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다.
특히 올해는 '레인부츠'가 장마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천 시 방수·방풍 기능을 갖춘 우의류(167%)와 바람막이(60%), 우산(11%)판매도 늘었다.
'역대급 장마' 소식에 장화 판매 급증
색상·기장 다변화…패션 잇템 부상
일상복 기능 더한 레인코트도 인기
유통가 제습기 등 가전 할인전 진행
가성비 좋은 중소기업 상품도 눈길
◆'장마 괴담'으로 가전제품 찾는 소비자 늘어
최근 기상청이 발표한 '2023년 봄철 기후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5월 강수량은 기상 관측 이래 셋째로 많았다. 오는 7·8월에는 엘니뇨(적도부근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 등의 영향으로 '역대급 장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다음달엔 5일을 빼고 내내 비가 온다는 '장마 괴담'이 퍼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휩쓸려 장마 용품을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15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대체 공휴일 연휴 내내 비 예보가 있었던 지난 5월25~31일까지 제습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0% 증가했다. 11번가 역시 최근 2주(5월25일~6월7일)간 제습기 거래액이 410% 늘었다.
유통업계도 장마 용품 준비에 적극적이다. 대백프라자와 대구 신세계백화점에 가면 'LG전자'에서 출시한 제습기 신제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LG에서 출시한 휘센 듀얼 인버터 제습기는 실내 습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습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제습', 장마철에 덥고 습한 실내를 빠르게 제습하는 '쾌속 제습' 모드를 갖추고 있다. 젖은 신발과 옷장 틈새를 건조하는 '집중 건조' 기능도 탑재됐다.
온라인 마켓도 장마철용 가전제품 준비에 한창이다.
G마켓과 옥션은 오는 18일까지 에어컨과 제습기 등 여름 가전제품을 최대 20% 할인 판매하는 '여름가전 스페셜'을 진행한다. 삼성·LG·위닉스 등 계절가전 브랜드 상품을 다수 배치했다. 가성비 좋은 중소기업 상품들도 접할 수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습기 관리·방수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올여름이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비도 많이 뿌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관련 아이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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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세계백화점 내 슈즈브랜드 핏플랍은 발목 라인까지 떨어지는 '첼시'와 중간 기장감의 '숏' 등 다양한 구성의 '원더웰리' 레인부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구 신세계백화점 제공〉 |
◆레인부츠뿐만 아니라 패션에도 영향
올여름 장마시즌에는 '레인부츠' '레인코트'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W컨셉은 5월 한달간 자체 판매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레인부츠·아쿠아슈즈 등 장마용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배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레인부츠를 많이 장만하는 추세다.
가장 인기 있는 레인부츠 브랜드는 헌트·바버·락피시웨더웨어·마르디 메크르디 등이다.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다양한 기장과 디자인, 색상을 구비해 소비자들의 일종의 '패션 아이템'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투박한 장화 디자인 중심 프로모션 전략에서 탈피한 셈이다. 대부분 가격대가 7만~10만원대로 다소 비싼 편이다. 하지만 올해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현재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기존 소장품에 추가로 레인부츠를 구매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레인부츠 색상이 기존 네이비, 블랙 등 모노톤에서 옐로, 그린, 핑크 등으로 다변화시킨 것이 어필되고 있다. 발목을 덮는 기장부터 부츠 기장까지 품목도 다양해졌다. 여성은 파스텔톤의 노란 레인부츠와 발목을 덮는 숏, 미들 기장의 레인부츠를 많이 선호했다. 남성은 '블랙'과 미들 기장의 레인부츠를 자주 찾는 것으로 파악됐다.
레인코트도 새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일상복으로 활용 가능한 디자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캐주얼뿐 아니라 K2, 노스페이스 등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외투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 제품을 출시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구 신세계백화점 내 슈즈브랜드 핏플랍은 '원더웰리' 라인의 레인부츠, 발목 라인까지 떨어지는 '첼시', 중간 기장감의 '숏' 상품으로 구분한 '레인부츠' 제품을 내놨다. 비가 오는 날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패셔너블하게 연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스타일로 선보이고 있다.
바버 브랜드는 롱, 미들 2종의 기장으로 이뤄진 '웰링턴 부츠'와 첼시 디자인의 '윌튼 부츠'를 판매 중이다. 특히 바버는 레인부츠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소비자들을 위해 간편하게 신을 수 있는 EVA(에틸렌초산비닐) 고무 소재의 '러버(Rubber) 슈즈'도 함께 판매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골프 브랜드 A.P.C(아페세)는 긴 장마를 앞두고 여성 레인코트와 남성 레인재킷을 처음 출시했다. 디자인을 통한 스타일 연출과 비를 막을 수 있는 기능을 모두 갖췄다. 대백프라자 8층 아동브랜드 '블루독'은 앵클 레인부츠와 레인코트를 선보였다. 스누피 그래픽 패턴의 레인부츠는 발목 입구 조절기능이 가능한 방수 재질 원단을 사용해 실용적이다. 레인코트는 판초 스타일로 안정감 있는 후드 입구와 바이저로 비바람을 막아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레인부츠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해지면서 어릴 때 신던 노란 장화가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탄생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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