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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 앞에 말끔한 차림새의 '귀공자'와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광기의 추격전. 동남아의 이국적 풍경과 숨 가쁘게 펼쳐지는 액션신들이 눈길을 붙잡는다.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는 코피노 마르코에게 삶은 고단하기만 하다. 설상가상으로 엄마마저 병으로 누워버린다. 아픈 엄마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한국인 아버지를 수소문하는 마르코에게 드디어 기다리던 소식이 찾아온다. 아버지를 찾아 천신만고 끝에 한국에 도착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현실은 더욱 참혹하기만 한데….
단 한 번도 타깃을 놓친 적 없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귀공자' 역에는 김선호가 캐스팅됐다. 포마드 헤어스타일과 말끔한 슈트차림으로 표범처럼 목표물을 쫓는 킬러를 천연덕스럽게 해냈다. 그는 여유와 위트가 넘치는 모습으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복싱선수 마르코 역에는 1천98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예 강태주가 발탁됐다. 그는 복싱 선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캐스팅 직후부터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복싱부 고등학생들과 함께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철저한 식단관리를 병행했다. 그 결과 악바리 근성으로 한 달 반 만에 미소년에서 복싱 선수의 몸으로 변신에 성공, 박훈정 감독과 스태프를 모두를 놀라게 했다는 후문.
특히 박훈정의 각본과 연출은 압권이다.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사건과 난감한 상황들이 어수선하게 펼쳐지더니 어느 순간 각개의 퍼즐이 모두 조합되면서 상황을 종료시키는 박훈정식 마법의 코드가 오래 잔향을 남긴다.
필리핀과 한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실제 촬영은 태국에서 했다. 열대 특유의 습하고 뜨거운 분위기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코코넛 농장부터 폐가, 무에타이 체육관, 도심 공원까지 방콕 주변의 다양한 장소들이 감각적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마르코와 어머니가 함께 살고 있는 집은 방콕 외곽의 오래된 주택가에서 촬영했다. 원시적 생명력이 느껴지는 정글은 이동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방콕에서 2시간 거리인 코코넛 농장에서 찍었다. 또 방콕 외곽에 있는 버려진 폐가는 출입문과 나무 담장을 추가로 제작해 따스함이 느껴지는 한인 센터로 재탄생시켰다. (액션, 118분)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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