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가부장 자본주의…男女 경제적 불평등 문제, 역사·문화·제도적 분석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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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3  |  수정 2023-06-23 09:11  |  발행일 2023-06-23 제16면

[신간] 가부장 자본주의…男女 경제적 불평등 문제, 역사·문화·제도적 분석
폴린 그로장 지음/배세진 옮김/민음사/276쪽/1만8천원

이 책은 불평등의 문화적 기원을 간파해낸 신진 경제학자 폴린 그로장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 경제학 교수의 저서다. 저자는 '여성'과 '남성'에게 할당된 사회적 규범이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와 여성의 일의 가치에 체계적으로 영향을 미친 현상을 미국, 호주, 유럽, 아시아 각지에서 확인한다. 이 책의 각 부는 성별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역사·경제·문화·제도적 분석을 통해 탐구한다.

1부 '20세기 여성 노동의 역사'는 1차 세계대전부터 경구용 피임약 발명에 이르는 20세기의 중요한 사건을 살핀다. 전쟁으로 인한 인구학적 불균형과 임신을 늦추는 기술의 등장이 어떻게 여성의 노동을 바꾸었는지 분석한다.

2부 '성별 불평등 다르게 설명하기'는 경제학을 비롯한 사회과학 분야에서 성별 불평등 문제에 접근해온 방식을 되짚는다. 저자는 전공 선택, 근로 조건, 경력 단절 등 임금 격차를 둘러싼 요인이 문화적 규범에 영향받는다는 결론을 짓는다.

3부 '문화적 요인의 기원과 진화'는 이러한 규범의 기원을 살피고 농경사회로의 이행이 불평등을 심화시켰다고 진단한다. 토지를 보유한 남성이 부를 독점하기 위해 여성을 가정 내 재생산에 유폐시켰다는 것. 마지막 4부 '유리 천장 깨부수기'에서는 공공과 민간 기업이 시행하는 가족 및 성평등 정책의 효과를 검토한다. 또 남성의 육아 휴직이 가사 재분배에 도움을 주었는지, 정치와 기업에서의 여성 할당제는 어떤 효과를 보였는지 살핀다.

저자는 프랑스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툴루즈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현재 '유럽경제학회지'와 미국 경제 저널 '경제 정책'의 편집진이다. 경제 발전의 역동적 맥락, 특히 문화와 제도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장기적인 경제 발전과 개인의 행동을 만드는지를 탐구 중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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