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공항 후적지, 글로벌 '관광·상업' 중심도시로 탈바꿈되나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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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7 17:46  |  수정 2023-06-27 17:57  |  발행일 2023-06-27
두바이처럼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

4대 혁신전략과 도시특화계획 중점 추진

관광객 6천만명·일자리 창출 6만명…하지만 과제도 많아
K2 공항 후적지, 글로벌 관광·상업 중심도시로 탈바꿈되나
글로벌 관광 밸리 조감도. <대구시 제공>
K2 공항 후적지, 글로벌 관광·상업 중심도시로 탈바꿈되나
금호강 물길 연결 조감도. <대구시 제공>
K2 공항 후적지, 글로벌 관광·상업 중심도시로 탈바꿈되나
도시특화계획(6밸리+6클러스터. <대구시 제공>
K2 공항 후적지, 글로벌 관광·상업 중심도시로 탈바꿈되나
NEW K-2 비전과 4대 전략. <대구시 제공>
K2 공항 후적지, 글로벌 관광·상업 중심도시로 탈바꿈되나
UAM 계획. <대구시 제공>

두바이는 중동의 경제 중심지다. 가난한 어촌 취급을 받다가 불과 50여년 만에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버즈 칼리파'는 도시의 미래를 상징한다. 두바이가 중동의 종주 도시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돈이 돈을 낳는 인프라 과열 투자 덕분이다.

대구시가 대규모 첨단산업단지로 세우려는 K2 공항 후적지도 마찬가지다. 이곳의 도시 개발 사업 규모는 향후 20년간 6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신공항 사업이 단순한 건설사업이 아니라 대구경북 미래가 걸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두바이처럼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
대구시는 K2 공항 후적지를 기존의 신도시 조성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신개념의 글로벌 미래 신성장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모티브는 두바이에서 따왔다. 시는 이곳을 두바이처럼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로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곳에 금호강 물길을 활용한 글로벌 수변도시를 조성하고 반도체, 로봇, ABB(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 등 첨단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교통혁명 수단도 도입한다. 수변 공간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랜드마크 건축물과 상업·문화·컨벤션·엔터테인먼트·호텔 등도 유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4대 혁신전략과 9대 도시목표를 설정했다. 공간·서비스·산업·환경혁신을 통해 문화수변도시, 24시간 도시, 신교통혁명도시, 로봇 기반 스마트 도시, 수요 창출 도시, 관광·상업·레저·마이스(MICE) 도시, 디지털 신산업 도시, 탄소중립 도시, 자연친화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후적지 곳곳에 7개의 호수를 조성하고 이 호수를 연결하는 24㎞의 물길이 도시를 에워싸는 형태로 공간을 꾸밀 계획이다. 또 도시에서는 24시간 이벤트가 열리고 현실과 연결된 메타버스도 구현한다. 이어 UAM은 후적지와 통합신공항을 20분으로 잇는다.

도심에선 자율주행차가 다니고 지하에 마련한 물류 터널에선 로봇이 배송을 맡는다. 대구 5대 미래산업으로 꼽은 UAM과 반도체, 로봇, 헬스케어, ABB를 중심으로 글로벌 앵커기업을 유치한다. 공항 활주로는 녹지축으로 꾸미고 이를 중심으로 녹지네트워크를 조성한다. 태양광과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를 도입하고 중수도 등을 통해 친환경적 물순환시스템도 구축한다.

◆ 4대 혁신전략과 도시특화계획 중점 추진
대구시는 4대 혁신전략과 9대 도시목표를 공간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해 698만㎡ 규모의 이전터를 6개의 밸리로 나누고 각 밸리당 1개의 클러스터를 특화하는 6밸리 6클러스터 도시특화계획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관광밸리(그랜드쇼핑클러스터), 메디컬헬스케어밸리(AI시니어타운클러스터), 미래산업밸리(로봇클러스터), 소호·베니스문화밸리(메타버스클러스터), 디지털전환밸리(인큐베이팅클러스터), 글로벌창의인재밸리(글로벌에듀클러스터)를 통해 혁신 공간을 창출할 계획이다.

글로벌관광밸리는 후적지의 중심부에 들어선다. 24만㎡의 대규모 인공호수 주변으로 세계적 랜드마크 시설과 함께 디지털 마이스를 배치해 '두바이 다운타운'과 '싱가폴 마리나베이'를 뛰어넘는 글로벌 관광지를 꿈꾼다. 그랜드 쇼핑 클러스터에는 대형쇼핑 공간과 함께 아쿠아리움, 테마파크, 카지노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칠성급 호텔, 첨단 스마트 기술, 문화·레저 기능이 융합된 복합쇼핑 공간으로 구상한다.

메디컬 헬스케어 밸리에는 AI와 ICT, 메타버스 기반 메디컬 관광과 맞춤형 케어를 도입하고 AI 시니어 타운 클러스터엔 시니어를 위한 최첨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래산업 밸리는 대구 5대 미래산업의 R&D 연구소와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조세 감면 등 특구지정을 포함한 혁신적 기업을 지원해 대구의 신성장 거점으로 삼는다. 로봇 클러스터엔 AI 기반 로봇 서비스 플랫폼과 첨단로봇 제작 및 보급을 할 예정이다.

이 밖에 소호+베니스 문화 밸리는 업무·상업·문화·여가 복합공간으로, 디지털전환 밸리는 디지털 산업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글로벌 창의인재 밸리는 대구 5대 미래산업을 이끌어 갈 인재 친화형 정주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 관광객 6천만명·일자리 창출 6만명…하지만 과제도 많아
대구시는 비전과 전략, 도시특화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기회발전특구, 글로벌혁신특구 지정과 규제 프리존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국외 우수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또 공항 이전터 주변 개발제한구역 330여만㎡를 배후지원단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K2 공항 후적지의 비전이 실현되면 연간 6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첨단산업과 관광·상업시설을 통해 6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대구시는 기대하고 있다. 또 글로벌 학생과 연구 인력은 3천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시가 제시한 청사진은 공상과학영화에서만 보던 미래 도시를 현실화하는 건데,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금호강 물줄기를 틀어 수변공간을 공유한 상업·문화·주거공간과 초고층 복합상업시설이 집적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규제를 해제하고 대규모 공사를 척척 해낼 건설사도 구해야 한다. 이보다 앞서 신공항 건설을 위한 SPC(특수목적법인)를 연말까지 5천억원 규모로 조성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건설 경기는 최악의 상황에 처했고 글로벌 금리상승 여파로 금융권의 건전성은 악화되고 있다.

두바이 역시 규제 완화와 개방을 무기로 전 세계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면서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균열이 왔고 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막히면서 두바이 경제를 이끌던 건설·플랜트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당시 두바이의 몰락은 해외 자본 유치와 규제 완화를 통한 발전 전략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종헌 대구시 신공항건설본부장은 "근본적으로 규제를 배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여러 규제를 풀어가는 또 다른 특별법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도 한다. 후적지 개발이 계획대로 성공한다면 대구의 경제지표도 달라지고 외국인 자본의 투입을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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