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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초·중학교 여학생들에게 연락처를 묻는 등 수상한 할아버지가 나타났다는 대구 북구 구암공원. |
"나이키 짭(짝퉁) 신고, 자전거 탄 할아버지 조심하세요."
대구 북구 읍내동, 태전동, 구암동 등 칠곡지역 일대에 일명 '나이키 짭 할아버지'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가짜 나이키 운동화를 신은 한 할아버지가 이 지역 초·중학교 앞이나 공원, 놀이터에 나타나 여학생들에게 연락처를 물어보고 다닌다는 얘기가 돌면서다
학부모들은 올해 초 달서구 한 여고 앞에서 '할배 아이 낳고 살 여성을 구한다'는 현수막을 내건 50대 남성을 떠올리며, 혹시나 이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엔 이 할아버지를 경계할 것을 주문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맘카페 '칠곡맘들의 휴식처'의 한 회원은 "얼마 전 구암공원에 자전거 타고 선글라스에 나이키를 신은 할아버지가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에게 번호를 알려주고는 자꾸 연락하라고 했다"면서 "근처 사는 아이와 부모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칠곡주민 커뮤니티에는 이 할아버지에 대한 구체적인 인상착의까지 올라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스포츠머리에 알이 큰 선글라스를 끼고 바퀴가 얇은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175㎝ 정도의 키에 덩치가 좋고, 아이들에게 접근해 '집에 나이키 범고래 신발 많으니 놀러와라'라는 말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 27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구암공원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그런 할아버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왜 그러고 다니는지 모르겠다"면서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데, 무조건 애들 조심부터 시켜야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다행히 현재까지 이 할아버지와 관련해 경찰에 피해 신고가 접수된 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강북경찰서 동천지구대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 행동을 하지 않아 범죄혐의에 대해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만큼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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