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그래도 일요일, 비틀고 도약하는 육체에 맞닿은…詩 행위예술가의 '언어 퍼포먼스'

  • 최미애
  • |
  • 입력 2023-07-21  |  수정 2023-07-21 08:28  |  발행일 2023-07-21 제16면
이유선 대구시낭송협회장 첫 시집

2023072001000650600026531
이유선 지음/문학의전당/128쪽/1만원

행위예술가이자 시 낭송가로 알려진 이유선 시인의 첫 시집이다. 시집에선 그동안 타인의 시에 영혼을 불어넣어 행위예술로 승화시켜 왔던 이유선의 시인으로서의 면모를 처음 만날 수 있다. 이번 시집은 총 4부로 나눠 58편의 시를 실었다.

이 시인은 행위예술가로서 맨발로 공연을 즐기고,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알 수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시집에 실린 그의 시에서도 행위예술가로서 면모 또한 숨기지 않는다. 시 '나의 언어'에선 "맨몸으로 드러눕지 않고는 해독되지 않는 그게 나의 언어"라며 시인으로서 그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그는 시 '밥의 시'를 통해서도 자신이 쓰고자 하는 시의 지향점을 드러낸다. "오랜 노동으로 등 굽은 사내들이/ 저녁을 먹는 허름한 식당에서// 나는 형용사를 버렸다// 거칠지만 가식 없는 밥맛이 좋았다"('밥의 시')

신상조 문학평론가는 "주체의 정념이 일방적으로 투사되는 게 행위예술이라면, 시적 언어는 사물의 감각으로서 주체의 정념을 대신한다. 육체가 무엇에 의해 움직이는 '무엇'이라면 언어는 무엇을 움직이게 만드는 '무엇'"이라며 "비틀고 도약하는 육체에 맞닿은 인식으로서의 언어, 이 둘의 상호 침투와 간섭과 굴절과 회절이 이유선의 시다. 이유선의 시에 야생이 살아 꿈틀거릴 수밖에 없음은 필연적"이라고 평했다.

경남 합천 출신인 이 시인은 2018년 '모던포엠'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 행위 예술가로 활동하며, 현재 대구시낭송협회장을 맡고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