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플레이션 시대 맞이하나?…10월부터 우유 원유 가격 L당 88원 인상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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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31  |  수정 2023-07-30 17:14  |  발행일 2023-07-31 제1면
원유 기본가격 80원 가량 인상…우유 가격 3천원 넘길 듯
밀크플레이션 시대 맞이하나?…10월부터 우유 원유 가격 L당 88원 인상
오는 10월부터 흰 우유와 발효유 등 신선 유제품에 사용되는 원윳값 기본가격이 인상되면서 '밀크 플레이션' 우려를 보이는 대구지역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려했던 우유 가격 3천원 시대가 임박하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유제품에 사용되는 원유(原乳)의 기본가격이 ℓ당 80원가량 인상된다. 이번 인상 폭은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커피, 빵 제품의 연쇄 가격인상이 일어나는 '밀크플레이션' 현상도 시간문제가 됐다.

30일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원유 기본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 11차 회의에서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의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 기본 가격을 오는 10월부터 ℓ당 88원 오른 1천84원으로 책정했다. 치즈 등 가공 유제품의 재료인 '가공유용 원유'도 ℓ당 87원 오른 887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사료 비용 등 낙농가 생산비 상승으로 원윳값 상승 예상은 어느정도 예견됐었다.

가격 인상 폭은 음용유용 원유 가격 ℓ당 69∼104원 범위, 가공유용 원유 87∼130원으로 협상 범위를 정했다. 하지만 낙농가와 유업계간 의견 차로 가격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결국, 수입산 유제품과의 가격 경쟁을 위해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협상 최저 수준으로 결정하면서 협상은 마무리됐다.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원윳값 인상 시점은 당초 8월 1일에서 오는 10월 1일로 두 달 연기했다.

올해 원유 기본가격 인상이 확정되면서 유제품 가격 인상도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원윳값이 ℓ당 49원 오르자 유업체가 판매하는 흰 우유 제품가는 10% 정도 올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2배 높은 원룟값 인상이 결정되면서 우유 가격이 3천 원을 넘길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밀크플레이션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지난해 원윳값 상승 이후 당시 일부 아이스크림 가격은 20% 올랐다. 과자류 가격도 10%가량 상승했다. 커피 전문점 등에서 판매하는 카페라떼 등 우유가 들어가는 메뉴 가격도 소폭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주부 박모(여·34·대구 북구)씨는 " 자녀에게 치즈나 우유를 자주 먹이기 때문에 관련 제품을 많이 구매한다. 원유가격이 오르면 흰 우유 뿐만 아니라 우유를 활용한 다수의 제품도 같이 오를 게 불을 보듯 명확하다. 이제 우유나 아이스크림, 커피도 쉽게 구매하기 힘든 고난의 시대가 온 것 같다"고 혀을 찼다.

농식품부는 원윳값 상승이 가공식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 빙과류의 경우 유제품이 거의 들어가지 않고, 빵과 과자도 유제품 사용 비중이 1∼5% 수준이라는 것이 이유다. 게다가 대다수 외식업체는 수입 멸균우유를 쓰고 있어 원윳값 인상이 밀크플레이션을 초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불안심리가 자욱한 소비자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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