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매미오줌

  •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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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7  |  수정 2023-08-07 07:10  |  발행일 2023-08-07 제23면

"어, 이게 뭐지?" 여름철이 되면 나무 주변에 있다가 느닷없이 떨어지는 액체를 맞아본 경험이 더러 있을 듯싶다. 옷이나 피부에 닿은 정체 모를 액체를 닦아내는 일은 꽤나 신경이 쓰일 뿐 아니라 당연히 찝찝하기도 하다.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슬이 남아있을 시간도 아닌데 주변을 둘러봐도 그럴만한 요인을 찾기 힘들다. 거의 무색무취에다 점성도 없어 일단 안심이 되기도 하지만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마른하늘에 도대체 이게 뭘까.

이럴 경우 대부분은 매미오줌일 가능성이 크다. 비교적 양이 적고 매미 자체가 수액을 먹기 때문에 오줌성분도 수액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매미는 주로 입을 나무에 꽂아 수액을 섭취하는데 수분이 과잉 공급됐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몸무게를 급히 줄여야 할 경우 배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과학 분야 전문 유튜버는 날이 더울수록 양이 많아지고 더 자주 배설하는데 이는 실제로 체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무에 붙어있는 매미를 오래 관찰하다 보면 투명한 오줌을 싸는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유튜브에는 관련 영상이 제법 올라와 있을 정도다. 니콜라이 타타르닉 박사(서호주 박물관 곤충학 큐레이터)는 "매미는 사람에게 비가 오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유일한 곤충"이라면서 "땀을 흘리지도 않고 더위를 식힐 수도 없기 때문에 체액을 몸에서 배출해야 한다. 기분이 언짢을 수는 있지만 인체에 해롭지는 않다"고 ABC 뉴스를 통해 밝혔다.

장준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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