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건희 홍라희 컬렉션…삼성家 '세기의 컬렉션'을 만든 사람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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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18  |  수정 2023-08-18 08:08  |  발행일 2023-08-18 제17면
치열한 작품 수집 과정과 숨은 노력

우리가 몰랐던 국가기증 비화 들려줘

컬렉터 홍라희·두 화상 역할도 조명

[신간] 이건희 홍라희 컬렉션…삼성家 세기의 컬렉션을 만든 사람들
지난 3월4일 대구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이건희 컬렉션 '웰컴 홈: 개화(開花)'展(전)을 감상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신간] 이건희 홍라희 컬렉션…삼성家 세기의 컬렉션을 만든 사람들
손영옥 지음/자음과모음/ 440쪽/3만4천원

이중섭부터 고갱까지, 수많은 예술가의 작품과 예술 세계를 담은 거대한 컬렉션인 '이건희 컬렉션'. 이 놀라운 수집은 어떻게 완성됐을까?

'이건희 컬렉션'은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및 국내 유명 근대 미술품 등 2만3천여 점에 달한다. 고미술품과 근현대미술품을 합친 '이건희 컬렉션'의 가치는 2조5천억~3조원으로 추산된다.

저자는 이 거대한 컬렉션을 새로운 관점으로 소개한다. 삼성가의 이건희·홍라희가 어떤 작품을 모았는지 말하는 것보다 '컬렉터 이건희' '컬렉터 홍라희'의 모습을 찾고, 그림 뒤에 숨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이 작품을 모은 방식을 살펴보고 이 세기의 컬렉팅 뒤에 숨은 노력들을 들여다본다.

저자는 삼성가 제1대 컬렉터인 이병철의 컬렉션을 이건희와 홍라희가 어떻게 물려받았는지, 이후 이건희 부부가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떻게 미술품을 수집했는지 등의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또한, 한국의 대표적 두 화랑인 갤러리현대의 박명자 회장과 가나아트·서울옥션의 이호재 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부부에게 그림을 소개했던 화상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세한 일화를 조사했다. 이건희의 거실과 안방에 어떤 그림이 걸렸는지, 이건희와 백남준의 첫 만남은 어땠는지 등의 컬렉터와 작가, 화상의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이건희 컬렉션'의 기증 과정에 숨겨져 있던 비밀들부터 이건희와 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과의 첫 만남 등 언론에서는 소개되지 않은 막후의 결정적 순간들을 담았다.

특히 저자는 미술 전문인이자 컬렉터인 홍라희에 주목한다. 삼성그룹 오너 이건희의 사망과 천문학적 규모의 상속 미술품 국가 기증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갖는 파급력으로 인해 홍라희라는 이름은 옅어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나는 기증 이슈에 들떠 우리가 잊고 있는 삼성가 컬렉터 홍라희의 이름을 이 책에서 불러내고자 한다. 홍라희는 삼성가의 미술 경영인이었으며 신혼 초부터 남편 이건희와 함께 미술품을 수집해 온 컬렉터고, 더군다나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기에 남편에게 현대미술 가이드 역할을 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관습에 젖어 의식하지 못하고 부르는 '이건희 컬렉션' 대신 '이건희·홍라희 컬렉션'이라고 부르고자 한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이건희·홍라희 컬렉션' 중 국립현대미술관과 대구미술관 등 국공립미술관에 기증된 한국의 근현대, 서양의 근대 작가들에 집중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고미술품은 제외했으며 또 국가에 기증되지 않은 서양 현대미술 작품도 다루지 않았다.

책에서 소개하는 '이건희·홍라희 컬렉션'은 세 줄기로 구성된다. 아버지 이병철로부터 상속받은 컬렉션, 본인이 모은 컬렉션, 아내 홍라희의 취향이 발현된 컬렉션이다. 다만 칼로 무 자르듯 구분 짓는 것이 쉽지 않아 본문 구성에서는 그런 구분을 피하고 '이건희·홍라희 컬렉션' 내 화가 38명의 삶과 작품을 소개한다. 한국의 이중섭, 김환기, 천경자, 백남순을 비롯해 서양의 피카소, 고갱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에서 중요한 화가들의 일대기와 미술 세계를 설명한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한 화가뿐 아니라 미술사에 남을 작업을 한 화가,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단명한 화가 등 다양한 화가의 예술적 면모도 찾아 담았다.

저자 손영옥은 미술평론가이자 미술사가, 저널리스트다. 현재 국민일보 논설위원 겸 문화전문기자(국장 대우)로 일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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