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딱 하루만 수학자의 뇌로 산다면…능력자의 삶으로 이끄는 수학 원리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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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5  |  수정 2023-08-25 08:29  |  발행일 2023-08-25 제17면
"수학=올바른 결정 돕는 논리력"

일상의 에피소드로 찬찬히 설명

수포자도 부담 없이 볼 수 있어

[신간] 딱 하루만 수학자의 뇌로 산다면…능력자의 삶으로 이끄는 수학 원리
일상의 수학을 눈으로 보고 생각하는 사이, 수학의 논리는 우리도 모르게 더 괜찮은 답이 있는 길로 삶을 이끈다. '딱 하루만 수학자의 뇌로 산다면'은 보통의 일상에서 수학적 사고가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충실하고도 유쾌하게 보여준다. 〈게티이미지뱅크〉
[신간] 딱 하루만 수학자의 뇌로 산다면…능력자의 삶으로 이끄는 수학 원리
크리스 워링 지음/고유경 옮김/위즈덤하우스/272쪽/1만7천원

학창 시절 수학 교과서를 보면서 '이 공식을 배워 어디에 써먹는 것일까?'라고 생각해본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그것은 '모르는 소리'다. 알고 보면 써먹을 일이 주변에 널렸다는 것. 수학을 알면 교통체증이 없는 길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고, 다이어트 방법을 결정할 때 실패와 멀어질 수 있다. 수학을 활용하면 능력자를 직원으로 뽑을 수 있으며, 심지어 눈독 들이던 '굿즈'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

이처럼 일상을 수학의 눈으로 보고 생각하는 사이, 수학의 논리는 우리도 모르게 더 괜찮은 답이 있는 길로 삶을 이끈다. 지금까지 몰랐던, 혹은 알려고 하지 않았던 수학의 쓸모를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왕복 4차로 도로에서 한 차로가 폐쇄되었다는 표지판을 봤다면 그 즉시 옆 차선으로 끼어들 것인가, 아니면 텅 비어 있는 폐쇄 차선의 끝까지 달려가 마지막에 새치기하는 게 영리한 행동일까? 새로운 도로를 추가하면 오히려 전체 차량의 속도가 줄어든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서울의 도로 계획가들이 시내 주행을 줄이기 위해 건설한 6차로 고속도로를 철거하자 오히려 교통체증이 줄었다고 한다.

수학은 수학자들의 전유물도 아니고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학문도 아니다. 저자는 수학의 흥미를 일깨우고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아침 눈을 떠 저녁 잠자리에 들 때까지 가상의 주인공이 평범한 일상에서 마주치는 수학을 깨우쳐준다. 다시금 수학을 배우고 싶은 의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그런 사례로 가득하다. 경찰에게 자백할 것인가, 동료와의 신의를 지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죄수의 딜레마는 슈퍼마켓에서 어떤 줄에 설지 결정할 때, 어떤 주식에 투자할지 선택할 때, 월급 인상을 요청할 때도 적용된다. 낙찰 받고 싶은 물건이 있지만 상대 입찰자의 성향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떤 전략을 취하는 게 좋을지 수학은 다 알고 있다.

특히 이 책은 복잡한 공식을 들이밀면서 계산을 이어가지 않아 일명 수학 포기자인 '수포자'들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일상의 흔한 에피소드와 편안한 스토리텔링으로 독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결말까지 따라오게 만든다. 트랜지스터의 이해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라마누잔 합'이나 '그란디 급수'는 일반인에게 결코 쉽지 않은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본문의 설명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또 복잡한 로켓 수학의 원리는 포물선 그래프의 공식을 이용해 독자를 어렵지 않게 결론까지 이끈다. 각 장마다 역사 속 수학자들의 세상에 대한 공헌을 담은 토막글을 추가해 수학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갖도록 유도한다.

저자는 책 안에서 수시로 이야기한다.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넘어가도 좋다' 혹은 '이 공식은 어려운 게 당연하다' 또는 '이 정도만 알면 된다'. 수학 불안증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수학에 거리감을 갖고 있으며, 수학은 자신이 감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사실을 잘 아는 수학 교사인 저자는 책의 도입부부터 이야기한다. 수학은 어려운 숫자와 공식을 외우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논리력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라고.

수학은 삶을 더 쉽게 헤쳐 나가는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보통의 일상에서 수학적 사고가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충실하고도 유쾌하게 보여준다.

저자 크리스 워링(Chris Waring)은 영국 런던 출생으로 임페리얼칼리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수학 교사가 돼 영국 명문대를 지망하는 수험생 및 어린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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