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에서]예술과 기술의 융복합으로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를 논하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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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4 17:59  |  수정 2023-09-14 17:59  |  발행일 2023-09-14
갤러리CNK에서 개인전 여는 김안나 작가
전시명은 'Rhapsody 0/1: Digital Depth'
디지털과 아날로그 매체를 활용한 작품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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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나 작가

예술과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예술작품의 존재론적 이유에 대해 질문하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미국 UCLA와 경북대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현재 광주과학기술원 한국문화기술연구소에 몸담고 있는 김안나 작가다. 김 작가는 오는 10월7일까지 갤러리CNK에서 개인전 'Rhapsody 0/1: Digital Depth'를 열고 있다.

전시명인 'Rhapsody 0/1: Digital Depth'은 예술과 디지털 기술의 접목을 상징한다. 자유로운 음악 장르인 '랩소디'를 통해 예술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려는 의도와 더불어 관람객과 소통하려는 의지를 담았다. '0'과 '1'은 디지털의 문법인 2진수를 상징하며 'Digital Depth'는 인공지능의 신경망을 의미한다.

김 작가는 "늘 새로운 시도에 나서지만 예술에 기술을 접목하는데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공학이 추구하는 기술의 발전과 예술의 방향성에는 분명히 다른 면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김 작가는 "융합이라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동안 예술가가 공학 분야의 연구실에 들어갈 일이 없었지만 제가 이제 그런 역할을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Elnino&Lanina(드로잉)
김안나 'Elnino & Lanina'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매체를 활용, 환경오염과 기후위기에 대해 다룬다. 자연에 대한 김 작가의 관심은 유년 시절 미국의 광활한 대자연을 체험하며 자란 배경과 1960~1970년대 대지예술(Earthworks)에서 비롯됐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회화 'ElNino & La Nina Series(엘니뇨 & 라니냐 시리즈)'는 환경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오롯이 담아냈다. 태평양의 수온이 각각 높아지고 낮아지는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이 모티브가 됐다. 기후위기가 심해질 수록 인간이 입을 피해가 커질 것이란 우려를 담았는데 사이보그 남매를 통해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스토리텔링을 들려준다. 사이보그 남매와 관련한 가상의 신화를 기반으로 작품을 제작해 첨단의 느낌이 묻어나면서도 몽환적 분위기가 가득하다.

Breath(영상)
김안나 'Breath(영상)'

'Breath #Ⅰ, #Ⅱ, Waterfall' 작품은 자연의 조각들을 작은 화면 안에 담은 것이다. 특히 'Breath' 작품의 경우 가상공간에서 카메라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현실 속 대기오염에 대한 경고도 담았다. 해당 작품은 대구미술관 전시 당시 공기 중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작품 속 환경이 변화하는 모습을 연출, 대기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Lev-AI-than'이라는 작품은 성서 속 바다괴물 '레비아단'에서 이름을 차용했으며 작품명 가운데의 AI는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영국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의 도넛경제학(Doughnut economics) 이론을 투영시킨 세계관을 통해 인류의 욕망과 생태의 균형을 이야기한다. 관람객들은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작품 속 스크린 속 움직임에 직접 개입할 수 있어 마치 모바일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스마트 폰을 통해 인간의 욕구를 상징하는 여러 색깔의 도넛을 먹으면 스크린 속 인구가 늘거나 자연재해나 전쟁 등 이상 현상이 발생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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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나의 작품 'Water Has Memory'의 한 장면. 고려불화 수월관음도 속 관세음보살상을 연상시키는 용신이 인공지능을 통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Water Has Memory'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작품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작품 스크린 옆에 자리한 카메라가 관람객의 사진을 찍으면 인공지능이 해당 사진을 분석하고 스토리텔링한다. 스크린에 등장하는 바닷 속 인물은 마치 고려불화 수월관음도의 관세음보살상과 같은 자세로 관람객을 주시한다. 김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인물은 바닷속 용신에 관세음보살의 이미지를 덧댄 것이다.

이러한 작품들의 탄생 배경에는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김 작가의 철학이 있다. 기후위기 등 대중의 참여가 절실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관람객의 참여가 무기력함을 떨쳐낼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해졌다.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각 분야의 융합이 점차 가속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안나 작가는 "향후 작품도 기술 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질 것 같다"면서 예술과 접목한 기술의 영역이 더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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