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아라온 오디세이, "흰색·푸른색으로만 이뤄진…시리도록 순수한 세계 남극"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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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2  |  수정 2023-09-22 07:57  |  발행일 2023-09-22 제17면
쇄빙선 아라온호 승선 외과의사

빙원·유빙·생명의 감동 담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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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지음/ 미다스북스/ 448쪽/3만2천원

흰색과 푸른색으로만 이뤄진 세계, 그 안에 느껴지는 생명력. '눈과 얼음의 땅'인 남극은 인간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기에 신비롭게만 느껴진다. 외과 전문의인 저자는 배를 타고 남극으로 갈 '선의'를 구한다는 공고를 본다. 그는 이 기회가 자신의 일상과 마음을 흔드는 도전과 경험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행동으로 옮겼다. 이듬해 그는 대한민국 쇄빙선 아라온호에 선의로 승선하게 됐다.

그는 배를 타고 태평양과 마젤란 해협을 지나 세상 끝인 칠레 푼타아레나스에 잠시 머물고, 드레이크 해협을 거쳐 남극 웨들해에서 얼음의 제국을 둘러보고 적도를 거쳐 귀국했다. 그의 여정은 2013년 3월21일 시작해, 그해 6월21일 끝났다. 왕복 4만㎞에 달하는 긴 여정이었다. 책에선 저자가 남극에 처음 다다랐을 때의 감동이 그대로 드러난다.

"두 뺨에 닿는 공기가 아주 차고 시리도록 깨끗하였다. 공기를 만질 수 있다면 쨍하고 깨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공기와 얼음은 순수함, 청결함, 활력, 생명 그 자체였다. (중략) 야만이든 문명이든 인간 작위의 흔적이 전혀 없는 창조의 순간 그대로의 세계, 얼음 위에는 인간적인 것과 일체의 다른 생명은 없이 펭귄들과 우리 인간들 몇몇이 그 풍경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광대한 빙원과 영원히 녹지 않을 것 같은 유빙. 바다와 하늘을 자유롭게 비행하는 앨버트로스와 바다제비. 화려한 군무를 펼치는 고래.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평화로운 자태를 보여주던 황제펭귄과 젠투펭귄들. 저자는 때론 무자비할 만큼 냉혹한 환경에서도 자연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생명의 모습에 감동했다. 동시에 거대한 자연 앞에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를 알아갔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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