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남부시장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부산 해운대갑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3선)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면서 중진 의원 '수도권 차출론'이 재점화되고 있다.
하 의원이 '보수 텃밭'인 부산에서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혀, 영남지역 중진들에게 미치는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구경북(TK) 의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국민의힘 내부에선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론'이 지속 제기됐다. 하 의원도 수도권 출마 배경에 대해 "평소에도 그런 생각(수도권 출마)을 하고 있었고 한 달 전쯤 당에서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수도권 출마 제안을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영남권 중진 의원들은 험지 차출론에 대해 부정적이다. 꾸준히 공들여왔던 지역구 대신 수도권에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당선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한다.
무엇보다 전국적 인지도가 거의 없는 TK의원들의 경우 수도권 출마를 사실상 '패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수도권 출마를 바라는 지역 의원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대부분 지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이유를 대지만, 실상은 수도권 출마가 당선 가능성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의 수도권 출마에 대해 당 내부에서 응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텃밭을 버리고 험지를 선택한 하 의원에 대한 응원이 의원들 단톡방에서 주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하 의원의 선택이 '신의 한수'라는 평가도 있다. 총선 공천을 장담할 수 없던 하 의원이 험지 출마를 자청하며 공천권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하 의원은 정치적을 살아날 수 있는 승부수를 던졌고 수도권에서도 그나마 유리한 지역에서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하 의원의 수도권 출마 선언의 영향은 민주당으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7일 SNS에 "검사 출신의 대거 공천을 피해 미리 서울 출마를 선언한 것이든 당을 위한 충정이든 국민들은 이러한 변화를 혁신으로 볼 것"이라며 "색출, 고름, 바퀴벌레는 패배의 언어이고 혁신과 희생, 기득권 내려놓기는 승리의 언어다. 가르고 싶으면 친명, 비명으로 가를 것이 아니라, 혁신과 기득권으로 갈라야 한다"고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