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시어 '청어' 두고 잡음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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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2 16:48  |  수정 2023-10-12 16:48  |  발행일 2023-10-13 제8면
- 시의원과 수협 등 대표성에 의문 제기
- 포항시 "전문 용역 통해 충분히 검토"
청어
포항 시어로 선정된 청어.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가 최근 선정한 시어(市魚)인 '청어'를 두고 선정 과정과 관련해 잡음이 일고 있다. 선정 과정에서 숙의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포항시는 충분한 전문 용역을 거쳤다는 견해를 밝혔다.

포항시는 지난 9월 포항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시어를 추가하고, 그 대상을 청어로 정했다. 이는 '포항시 대표 해양상징물 지정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으며, 해당 용역에서 포항 대표 어종을 묻는 말에 청어가 46.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문어 21.2%, 개복치 18.1%, 가자미 7.1%, 대방어 6.8%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설문 대상 선정과 시어 결정 과정에서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포항시의회 김영헌 의원은 "바로 인근 시군인 영덕에서 청어과메기를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출원하며 청어 홍보에 나서는데 포항이 청어를 시어로 정하는 것은 모양새가 이상하다"라며 "의회와 사전에 충분한 소통 없이 일방적인 용역 결과를 들이미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문조사 대상이 포스텍 교직원, 학생, 공무원 등에 국한돼 과연 포항시민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용역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수협 등 어민단체들도 시어 선정과 관련해 포항시와 교감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항수협과 구룡포수협 관계자는 "포항시에서 어민들의 의견을 묻거나 수협의 의견을 묻는 일이 전혀 없었다. 청어로 선정됐는지조차 알지 못한다"며 "차라리 돌문어나 오징어가 더 적절해 보인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상징물에 대한 선호도는 개인마다 달라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으며, 용역 자체도 포항의 정체성과 향토학 등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들이 수행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설문 대상에 대해서도 포스텍 교직원들이 참여한 것은 맞지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70인 위원회도 참여하는 등 500명이 넘는 인원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대표성 역시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시는 청어의 장점에 대해 시민들이 좀 더 알아줬으면 한다는 의견도 보였다. 청어의 장점으로 △2022년 기준 전국 대비 위판 비중(수량)이 51.8%에 달할 정도로 포항이 청어 생산지로서 위상이 높다는 점 △지금은 꽁치과메기가 대부분이지만 원조가 청어과메기였다는 점 △포항 등푸른막회의 주재료인 점 등을 꼽았다.

포항시 관계자는 "앞으로 많은 홍보를 통해 청어가 시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캐릭터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해 캐릭터 기념 우표를 발행하고 간판 및 포장재 등의 상품화에도 나서는 등 활용 방안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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