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상상과 도전 정신으로 시대를 주도하는 상주 .2] K-콘텐츠 도시를 꿈꾸다

  •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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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20 08:11  |  수정 2023-10-20 08:11  |  발행일 2023-10-20 제18면
국내 첫 세계모자페스티벌 대성공…인기 드라마 촬영도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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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상주 태평성대경상감영공원 일원에서 열린 '상주세계모자페스티벌' 개막식 주제 공연 모습. 사흘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10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아 축제를 즐겼다.

한국의 대표적인 농업도시로 유명한 상주는 오랜 농업의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역사문화 콘텐츠를 갖고 있다. 백두대간과 낙동강을 품고 있어 자연경관마저 수려하다. 지역 곳곳에 아름다운 비경을 숨겨놓은 곳이 바로 상주다. 상주는 천혜의 자연과 역사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K-콘텐츠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모자'라는 콘텐츠를 활용해 대규모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무한 상상과 도전 정신으로 시대를 주도하는 상주' 2편에서는 농업도시를 넘어 K-콘텐츠 도시로 도약을 꿈꾸는 상주에 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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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세계모자페스티벌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한지 조형물과 한지등이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삼백의 고장서 열리는 '상주세계모자페스티벌'

각양각색의 모자를 쓴 배우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무대 배경에 설치된 대형 미디어스크린에는 쉴 새 없이 화려한 이미지가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크레인에 매달려 공중에서 무대로 내려온 배우들은 불꽃을 내뿜고, 수많은 드론들은 가을밤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드론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하트·모자 등 모양을 그려내자 무대에서는 형형색색의 폭죽이 터지며 밤하늘을 수놓았다. 지난 13일 저녁 상주 태평성대경상감영공원 일원에서 열린 '상주세계모자페스티벌' 개막식 주제공연의 풍경이다.

올해 처음 시작된 상주세계모자페스티벌이 지난 13~15일 사흘간의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첫 행사지만 포항국제불빛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과도 견줄 만큼 대규모로 치러졌다. 국내에서 '모자'를 콘텐츠로 내세워 국제 행사를 연 것은 상주가 처음이다. 이색적인 이번 축제에는 무려 10만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축제 기간에는 '제11회 상주전국한우축제'도 같이 열려 즐거움을 더했다.


지난 13~15일 모자축제 10만명 다녀가…다양한 볼거리 큰 호응
관광公 'K-컬처관광이벤트 100선' 선정 지속가능한 축제 기대
천혜의 자연·풍부한 역사문화콘텐츠…'K-콘텐츠 도시' 급부상
KBS·tvN 드라마 잇따라 촬영…관광명소·농특산물 널리 알려



상주는 삼백(三白)의 고장이라 불린다. 쌀, 목화, 누에고치의 주산지로 명성을 얻었다. 지금은 목화 대신 곶감이 삼백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상주는 아직도 누에고치를 이용해 만드는 전통섬유인 명주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함창읍에 가면 함창명주테마파크와 함창명주박물관, 한국한복진흥원을 둘러보며 한국의 전통 복식문화를 한눈에 접할 수 있다.

한국인은 예부터 전통의복의 하나로 모자를 중요시해 왔다. 지금도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모자를 생산하는 국가다. 이에 상주는 '모자'를 콘텐츠로 한 축제를 기획하게 됐다.

상주세계모자페스티벌은 행사 전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K-컬처 관광이벤트 100선'에 선정된 것.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외국인이 즐길 수 있는 K-컬처 중의 하나로 당당히 인정받은 셈이다.

상주세계모자페스티벌은 경북도와 상주시가 함께 주최하고, 상주시축제추진위원회와 한국한복진흥원이 공동 주관했다. 특히 '모자축제로 초대 Hat'과 '모돌이 도전 Hat' '세계모자 프린지페스티벌' '올해의 모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폐막식 일정 중 '올해의 모자'도 관중 호응도가 높았다. 축제장 내 큰 모자, 예쁜 모자, 특별한 모자 그리고 올해의 모자를 관객들의 현장 투표로 선정해 수상작을 가렸다.

윤재웅 상주시 축제추진위원장은 "국내 최초 모자축제를 통해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만들어가고자 했다"며 "내년에는 올해의 축제를 보완해 지속가능한 축제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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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상도' 촬영지인 회상나루관광지에는 아직도 전통가옥 세트장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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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나루관광지에는 여행객들이 하룻밤 묵을 수 있는 객주촌도 마련돼 있다.

◆농업 도시를 넘어 'K-콘텐츠' 도시로

상주는 동쪽으로 낙동강이 흐르고, 서쪽에는 백두대간이 우뚝 솟아 있다. 명산과 큰 강을 품은 만큼 아름다운 명소도 많다. 낙동강을 따라서는 경천섬공원, 회상나루관광지, 경천대국민관광지 등 전망이 좋은 명소가 늘어서 있고,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상주자전거박물관 등도 위치해 주말이면 가족단위 여행객들로 붐빈다.

백두산에서 뻗어내린 산줄기는 소백산을 거쳐 상주에서 속리산에 이른다. 속리산이라고 하면 충북 보은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은데, 주요 봉우리인 천왕봉(해발 1천58m), 비로봉(해발 1천32m), 문장대(해발 1천54m) 등은 모두 상주에 속해 있다. 충북 영동과 상주의 경계를 이루는 백화산(해발 933m)도 관광 명소로 빼놓을 수 없다. 높은 산과 골짜기는 수려한 경관을 만들어낸다. 굽이치는 계곡과 폭포, 기암, 우거진 숲, 청량한 공기 등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상주는 유구한 농업의 역사만큼이나 많은 역사문화 콘텐츠를 갖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검지다. 공검지는 김제 벽골제와 밀양 수산제, 제천 의림지와 함께 삼한시대 4대 저수지로 알려져 있다. 또 고대 상주 함창읍에 존재했던 고령가야의 흔적도 전 고령가야왕릉에 그대로 남아있다. 이외에도 후삼국시대 견훤이 지었다는 견훤산성, 고려시대 몽골제국의 침입을 막아낸 금돌산성도 일부가 여전히 존재한다.

상주 도심에는 조선시대 경상도 전체를 관할하던 경상감영도 복원돼 있다. 감영을 예전 모습 그대로 복원한 곳은 상주가 거의 유일하다.

상주시는 이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문화 콘텐츠를 널리 알리면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드라마나 영화 산업과 연계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영상물의 촬영지로 거듭나 K-콘텐츠 도시로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 첫 번째 성과로 올해 8월부터 방영되고 있는 KBS 드라마가 상주를 배경으로 촬영됐다. 이 드라마에는 상주의 주요 관광지와 함께 농특산물이 등장한다.

최근에는 상주에서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촬영도 마쳤다. 앞서 상주시는 지난 6월14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드라마 제작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앞서 2001년 10월부터 2002년 4월까지 50부작으로 방영된 MBC 드라마 '상도'도 낙동강회상나루관광지에서 주로 촬영됐다. 상도 촬영지에는 아직도 10여 개의 전통가옥이 남아있으며, 지난해 3월 드라마 세트장 일부는 상주주막으로 탈바꿈했다.

상주는 K-콘텐츠 제작에 유리한 조건을 또 하나 갖추고 있다. 내륙 중심에 위치해 전국 어디에서도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서산영덕고속도로가 지나면서 나들목만 6곳에 달해 고속도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서울, 대전, 대구 등 주요 대도시와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됨에 따라 상주는 새로운 물류 거점 도시로도 성장하고 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상주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을 주는 지역으로 각종 콘텐츠 제작에 좋은 장소"라며 "서울에서도 상주까지 2시간 이내 거리에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K-콘텐츠를 상주에서 제작하도록 유도해 전 세계에 상주의 명소와 농특산물을 알리도록 노력 하겠다"고 덧붙였다.

글=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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