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종교전쟁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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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1 06:46  |  수정 2023-11-01 07:00  |  발행일 2023-11-01 제27면

인류와 전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문명사학자 윌 듀랜트에 따르면 역사에 기록된 3천421년 중 전쟁이 없었던 해는 268년에 불과했다. 이 기간 평화의 시기가 8%도 안 된 것이다. 현대로 접어들면서 전쟁 횟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1945~1990년 2천340주 중에서 전쟁이 없었던 시기는 단 3주뿐"이라고 했다. 인류사 전체를 보면 2차 세계대전 이후는 비교적 평화로운 때였다. 그럼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크고 작은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전쟁의 주된 원인으로 경제나 이념, 인종·종교적 차이가 꼽힌다. 이 중 한 가지 요인으로 발발한 것처럼 보이는 전쟁도 그 이면에는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다. 종교 간 갈등이 불씨가 된 전쟁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종교전쟁'은 종교개혁을 빌미로 가톨릭과 프로테스탄스가 16~17세기 유럽 내에서 벌인 일련의 전쟁을 일컫는다. 하지만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충돌한 십자군 전쟁(1095~1291년)이 진정한 의미의 종교전쟁이라고 할 만하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도 유대교와 이슬람교 간 해묵은 갈등에서 비롯된 비극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서구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 간 전면적인 패권 싸움으로 번지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3차 세계대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괜한 호들갑이라고 하기에는 전쟁 상황이 갈수록 심각하다. 인류 최후의 전쟁인 '아마겟돈'이 닥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종교로 포장된 인간의 증오와 광기가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 허석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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