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정전산망 먹통에 국민 분통…무사안일 행정 언제까지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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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0 06:51  |  수정 2023-11-20 07:02  |  발행일 2023-11-20 제23면

정부 행정전산망이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마비돼 전국 공공기관의 온·오프라인 민원서류 발급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전입 신고, 자동차 매매, 부동산 계약, 금융권 대출 등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지 못한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전산망을 긴급 복구하고 온라인 민원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시스템 완전 정상화 여부는 민원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는 월요일인 오늘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행정전산망 '새올'의 접속 오류가 발단이 됐다. 이 탓에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24'마저 먹통이 되면서 민원서류 발급 올스톱 대란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행정안전부는 산하 기관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통합전산센터 서버 2대의 네트워크 장비 고장 사실만 확인했을 뿐 정확한 사고 원인조차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 IT업계는 도입한 지 17년이나 된 낡은 전산시스템을 정비하지 않은 것을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한다. 국가기관 전산망 불통은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지난 3월에는 법원 전산망이 한때 멈췄고, 6월에는 나이스(NEIS·4세대 교육행정정보 시스템) 오류로 큰 혼란이 빚어진 바 있다.

현 정부는 '세계 최고 전자정부'를 주요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잇따르는 전산시스템 먹통 사태에 비상 매뉴얼도 없이 우왕좌왕할 뿐이다. 국민을 분통케 하는 정부 무능과 무사안일을 마냥 용인할 수 없다. 이제라도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전산망 신속 복구와 안전성 확보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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