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화하는 갤러리, 건강한 문화예술 생태계 만든다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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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7 06:51  |  수정 2023-11-27 06:55  |  발행일 2023-11-27 제23면

미술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들에게 갤러리는 좀 낯설고 부담스러운 공간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고 했는데 일단 아는 게 없으니 발걸음을 하기도 썩 내키지 않는다. 심적 문턱이 높았던 갤러리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편한 접근이 가능해지고 자연스럽게 작품감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서 미술은 물론, 문화예술 전반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수를 위한 공간이 아닌,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 중인 갤러리의 변신이 주목받고 있다.

대구는 봉산문화거리 일대가 갤러리의 메카다. 크고 작은 갤러리가 상승효과를 내면서 지금껏 미술시장을 선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수년 새 임대료가 오르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터전을 옮겨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주택가 등지에 새롭게 둥지를 틀게 된 원인이다. 그런데 반전이 생겼다. 이전 또는 신설된 위치가 도전적인 데다, 베이커리 카페 등을 겸한 갤러리로 거듭나면서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편하게 드나들면서 미술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저변 확대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

'동네갤러리'의 약진은 과거와는 달리 인스타나 페이스북 등 SNS의 영향이 크다. 좋은 작가의 좋은 작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가 어느 정도 실현되면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지나친 상업화와 갤러리 본래 취지가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지만 대중 속으로 파고들었다는 점에서는 성공적이다. 생활 속 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된 갤러리는 미술인구, 나아가 문화인구 증가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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