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폴리코노미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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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30 06:56  |  수정 2023-11-30 06:57  |  발행일 2023-11-30 제23면

내년엔 지구촌이 선거로 들썩일 전망이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40억명이 투표소로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대선·총선(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선(3월), 한국 총선(4월), 인도 총선(5월), 유럽의회 선거(6월), 브라질 지방선거(10월)가 줄줄이 이어진다. 세계적 관심사인 미국 대선 투표도 11월5일 치러진다. 이처럼 전쟁 중인 러시아를 포함해 세계 강대국들의 선거가 한 해에 몰려 있는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국제 정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의 키워드가 '선거'인 것도 당연해 보인다.

내년 글로벌 경제가 '폴리코노미(Policonomy)'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폴리틱스(politics·정치)와 이코노미(economy·경제)의 합성어로, 정치가 경제를 휘두르는 현상을 뜻한다. 폴리코노미의 대표적인 사례가 선거 포퓰리즘이다. 선거철에 막대한 돈이 풀리는 건 만국 공통이다. 그 정도가 심하면 인플레이션이 촉발되고 국가부채가 급증한다. 선거가 민주주의 축제라지만 경제에는 독약이 될 수 있다. 경제학계는 지구촌 선거로 인한 세계 각국의 재정 적자 확대가 신흥국 자본 유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은 대표적인 신흥국이지만 자본 유출보다 심각한 문제가 있다. 선거 때마다 기승을 부리는 포퓰리즘 폐해가 우려된다. 이미 여야 할 것 없이 총선용 선심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 물론 그 뒷감당은 정치인이 아닌 국민 몫이다.

허석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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