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삼성 라이온즈에 부는 변화의 바람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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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30 06:49  |  수정 2023-11-30 07:03  |  발행일 2023-11-30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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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기자〈체육부〉

8위로 시즌을 마친 삼성 라이온즈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시즌 후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구단이다.

변화의 시작은 단장 교체다. 삼성은 지난달 16일 이종열 신임 단장을 선임했다. 홍준학 전 단장이 구단을 맡은 7년간 하위권을 전전한 팀을 새로이 하기 위해서다.

이 단장은 선임과 동시에 삼성의 방향성을 재정립했다. 바로 '성적'과 '육성'이다.

성적과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목표를 세운 이 단장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당장 내년 시즌 성적 향상을 위해선 외부 FA와 2차 드래프트에 공을 들였다. 올 시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아 온 불펜진 개선을 위해서 계약 기간 4년, 최대 총액 58억원에 kt 위즈로부터 김재윤을 영입했다. 김재윤은 KBO리그 통산 9시즌 동안 44승33패17홀드169세이브,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리그 대표 클로저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선 LG 트윈스 최성훈, 키움 히어로즈 양현을 영입하면서 불펜 뎁스를 두텁게 했다. 두 선수 모두 260경기 이상 뛴 베테랑이다.

6명의 신규 코칭스태프를 영입함으로써 육성 기조도 함께 가져간다. 눈에 띄는 점은 투수 출신 코칭스태프가 절반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정민태 1군 코치는 한 시즌 20승을 달성한 KBO리그 레전드 투수 중 한 명이다. 정대현 퓨처스 감독도 국제대회에서 활약한 스타 플레이어이며, 강영식 퓨처스 투수코치도 18시즌 동안이나 리그를 누볐다.

내부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2017년부터 7시즌 동안 삼성에서 뛴 우규민이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겼고, 문용익도 김재윤 보상선수로 kt로 이동한다. 이외에 김호재·노건우·송준석 등 11명이 최종 방출됐다.

삼성은 새로 선임된 이 단장의 지휘 아래 변화의 폭을 크게 가져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런 큰 폭의 변화는 때론 우려를 낳기도 하지만 이 단장의 행보는 걱정보단 기대감이 크다. 잘 설정된 방향성에 맞게 취약점을 보완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불펜 대어 김재윤 영입 같은 실적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남은 숙제도 있다. 내부 FA와 외국인 선수 계약이 아직 남아 있다. 여기서 더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내년 시즌까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남았다. '단장의 시간' 동안 이 단장이 불러일으킨 바람이 팬들의 바람을 충족시켜줄지 주목된다.
권혁준기자〈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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