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주 또 지진 공포…재난 대비 체계 이상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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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1 06:56  |  수정 2023-12-01 06:57  |  발행일 2023-12-01 제27면

경주 지진이 심상찮다. 어제(30일) 오전 4시55분쯤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5월 강원 동해시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4.5)을 제외하고 올해 국내 발생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다. 이번 지진 강도는 경주와 경북뿐만 아니라 울산, 경남, 부산 등지에서도 진동이 감지될 정도였다. 갑작스러운 흔들림과 긴급재난문자에 새벽 잠을 깬 많은 국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특히 경주는 7년 전에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규모인 5.8 강진(9·12지진)이 발생한 곳이어서 불안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번 지진은 대한민국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다시 한번 체감케 했다. 실제로 하루가 멀다 하고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규모 2.0 이상이 99차례, 3.0 이상이 14차례였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경주를 중심으로 유독 지진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이 지역에서 54차례나 이어진 '미소지진'(규모 2.0 미만)은 대형 지진의 전조일 수도 있다. 지질학계는 이번 지진을 울산단층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다. 9·12지진을 촉발한 내담단층(양산단층과 덕천단층 사이 활성단층)과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단층이든 간에 응력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어 더 큰 지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지진으로 별다른 피해가 없는 건 무척 다행이다. 하지만 결코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다. 지진을 비롯한 재난 대비 체계를 철저히 재점검해야 한다. 특히 경주를 비롯한 경북 동해안에는 원전 12기가 집중돼 있다. 자칫 잘못되면 국민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다. 예상 가능한 모든 재난 대응에 한 치 빈틈이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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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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