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필두로 진화 거듭…MZ세대 사로잡은 '생성형 AI'

  • 정지윤,조현희,조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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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1 07:29  |  수정 2024-02-20 12:00  |  발행일 2023-12-11 제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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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챗GPT'가 등장한 이후 생성형 AI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20대 중 절반이 사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공개 1년…현실과 문제점

지난해 12월 생성형 AI(인공지능)인 '챗GPT'가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사람들은 긴가민가했다. 하지만 이후 생성형 AI는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의 비약적인 학습력을 바탕으로 진화를 거듭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젠 오히려 규제 법안이 필요할 지경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는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3월29일부터 4월2일까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50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대 중 절반(48.0%)이 "챗GPT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30대 36.0%, 40대 25.6%, 50대 21.4% 등과 비교하면 확실히 20대의 활용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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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과제물·자소서 등 작성 활용
프로필 사진 만들기도 편리해
구인구직 플랫폼 서비스까지

표절·저작권 등 문제 불거져
해외에선 집단소송전 사례도
저작물 '출처 표기' 선행돼야


◆MZ세대에 활용도 높아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익숙한 MZ세대는 일상 영역에서 폭넓게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대학가에서는 과제물이나 논문 작성 등에 주로 사용된다. 경북대 경영학과 김민정(여·20)씨는 "생성형 AI가 나타난 후 주변에서 학업에 많이 활용하고 있다"면서 "강의 중 마케팅 관련 리포트 과제가 있었는데, 교수님이 챗GPT로 리포트를 작성한 것 같은 학생들이 많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도 생성형 AI는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은 지난 8월 '통합 AI 자기소개서 초안 생성'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시작 후 3개월 만인 지난달 누적 이용횟수가 6만 회에 달했다. 대학생 이모(여·23)씨는 "챗GPT에 질문만 상세하게 잘 던지면 제목, 개요 등 글을 쓰는 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서 "추천 제목이 마음에 안 들면 더 센스 있는 구절로 바꿔 달라고 할 수도 있어 편리하다. 다방면으로 활용도가 높아 자기소개서를 쓸 때 자주 사용한다"고 했다.

취업 사진을 생성형 AI를 통해 만들었다는 대학생 김관영(여·25)씨는 "급하게 취업 사진이 필요해 생성형 채우기 기능을 활용했다. 간단한 단어나 문장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어 편리했다"면서 "평소 찍어둔 사진에 '단정한 머리'와 '정장'을 입력했을 뿐인데 순식간에 취업 사진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불거지는 문제점들

생성형 AI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표절이나 저작권 등의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국내 한 국제학교에서는 재학생 7명이 챗GPT를 이용해 영문 에세이를 작성 제출했다가 0점 처리된 사례가 발생했다. 또 자기소개서·리포트 등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게 적절하냐는 갑론을박도 펼쳐지고 있다. 취업준비생 정모(29)씨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다. 리포트도 마찬가지"라면서 "챗GPT 등을 이용한다면 표절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외국에서도 생성형 AI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작가들이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고소했다. 챗GPT가 학습하는 데 자신들의 작품 속 글을 오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집단소송을 제기한 작가 중에는 '캐벌리어와 클레이의 놀라운 모험'으로 2001년 퓰리처상을 받은 마이클 샤본을 비롯해 데이비드 헨리 황, 매튜 클램 등도 포함됐다. 이들은 챗GPT의 시스템이 자신의 작품을 정확하게 요약하고 스타일을 모방한 글을 생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용과 오용 예방법

전문가들은 생성형 AI 활용 시에는 저작물에 대한 명확한 '출처 표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김명주 서울여대 교수(정보보호학과)는 "생성형 AI 악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작물에 대한 명확한 출처 표기가 선행돼야 한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외국에서는 관련 법안 제정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더불어 생성형 AI 악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개인의 역량 강화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결과물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전문기업인 루트랩의 김종현 대표는 "챗GPT의 경우 변호의견서를 작성할 때 판례 등의 인용조차 허위로 가져와 그럴듯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면서 "그럴듯하게 답변하는 것을 전제로 결과물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사용자가 저작권과 관련된 피해를 볼 수 있다. 결과물을 활용할 때는 충분한 검토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성형 AI 종류는?

'생성형 AI'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텍스트와 이미지, 기타 미디어 등을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다. 데이터의 패턴과 구조를 학습한 후 유사 특징이 있는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대표적인 생성형 AI가 바로 '챗GPT'다. 오픈AI에서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가 질문을 던지면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결과물을 사람이 말하듯 전해 준다. 특정 주제에 대한 에세이 작성도 가능하다.

구글에서 개발한 생성형 AI는 '바드(BARD)'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최신 데이터를 가져와 답변하는 AI다. '라마(LLAMA)'는 Meta에서 개발한 대화형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의 작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라마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개발한 생성형 AI '하이퍼 클로바X'가 있다. 가장 큰 강점은 한글로 검색하고 한글로 답변을 받는다는 점이다. 뉴스 50년 치, 블로그 9년치에 달하는 데이터를 입력했다. 챗GPT 대비 6천500배 더 많은 한국어를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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