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특집] 한국나눔연맹, 32년째 소외된 노인에 따뜻한 밥상 천사무료급식소, 매주 두차례 봉사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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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3 07:58  |  수정 2023-12-13 08:02  |  발행일 2023-12-13 제16면
홀몸 어르신 도시락도 배달
물가상승·봉사자 감소 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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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 비산네거리 천사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김장훈씨. <한국나눔연맹 천사무료급식소 제공>
한국나눔연맹

고령화 사회로 노인 빈곤, 고독사 등 노인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소외된 노인들을 위해 묵묵히 봉사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사>한국나눔연맹 산하 천사무료급식소다.

대구 서구 비산네거리에 위치한 천사무료급식소는 매주 화·목요일 지역 노인들을 맞아들인다. 비산네거리 한쪽 귀퉁이에 노인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급식소를 찾은 한 노인은 "집에 있어도 혼자니, 여기 오면 다른 노인들도 만나고 좋다"며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도시락만 받아서 집에 가서 먹는다.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나눔연맹 산하 천사무료급식소는 32년째 이곳에서 노인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고 있다. 1992년 정부 지원 없이 대구에 처음 설립돼 운영된 것을 시작으로, 서울·광주·울산·대전·부산 등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현재는 직영급식소와 위탁급식소를 포함, 총 27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대구에는 비산네거리가 유일한 급식소다.

천사무료급식소는 홀몸 어르신과 빈곤 노인의 결식 예방이 주된 활동이다. 거동이 불편한 홀몸 어르신에겐 도시락 배달도 한다. 이들은 급식 날이면 어김없이 200~250개의 도시락을 1시간 남짓의 시간 내에 배달한다. 거동이 불편한 홀몸 어르신들에게 기본적인 삶의 영위를 제공하고 가족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홀몸 어르신 가구를 직접 방문, 도시락을 전달하고 집안일도 돕는다.

32년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최근 천사무료급식소에 큰 위기가 불어닥쳤다. 물가 상승과 자원봉사자가 줄어들어 활동에 제약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인구 고령화가 지속돼 수혜 대상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뾰족한 묘안은 없는 상태다.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다. 코로나19 당시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코로나에 노출될 위험 속에서도 마스크와 장갑 및 손 세정제 사용을 의무화하며 힘겹게 자원 봉사 활동을 이어갔다.

천사무료급식소 관계자는 "노인 복지 증진과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을 위해 지난 32년간 꾸준히 다양한 복지사업을 펼쳐왔지만, 요즘처럼 힘든 때가 있나 싶다"라면서도 "인구구조 변화와 사회 환경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늙어가는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 속에서 모든 시민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소통과 협력을 확대해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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