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차별화 내세운 한동훈, 민주당은 반발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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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7  |  수정 2023-12-26 18:25  |  발행일 2023-12-27 제4면
민주당과 차별화 내세운 한동훈, 민주당은 반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수락의 변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취임 일성으로 밝힌 메시지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화'로 요약된다. 한 위원장 자신부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헌신'을 강조한 것과 함께, 공천에 대해서도 불체포 특권 포기 등으로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과 다르다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식과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치인이나 진영의 이익보다 국민 이익이 먼저"라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한 위원장은 "오늘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 선민후사(先民後私)를 실천하겠다"며 "오직 동료 시민, 이 나라의 미래만 생각하면서 승리를 위해 용기 있게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내정 전부터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나 비례대표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던 한 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에 입문한 한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에 성공할 것인지가 주목받는 만큼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위원장은 "우리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달라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하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그는 "우리 당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기로 약속하는 분들만 공천할 것이고, 나중에 약속을 어기는 분은 즉시 출당 등 강력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 위원장은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걸 막아야 한다"며 586 운동권 청산 등 민주당을 겨냥한 메시지를 쏟아냈다.

당의 핵심 과제인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해서는 변화보다는 보완의 목소리를 냈다. 한 위원장은 당정관계 문제에 대해 "'수직적'이니 '수평적'이니 이야기가 나올 게 아니고 각자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서로 보완하고 동반자적 관계이지 사극에 나올법한 궁중 암투는 지금 이 관계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며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고, 대통령은 대통령이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한 위원장은 "총선을 위한 악법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오늘부터는 여당을 이끄는 비대위원장이기 때문에, 당과 충분히 논의된 내용에 대해 책임있게 발언하고 과감하게 실천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한동훈 위원장은 5천만이 쓰는 언어를 쓰겠다라고 폼을 잡지만, 야당에 대한 비난으로 점철된 취임 첫 일성을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다른 것이 없다"면서 "한 위원장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지령을 전달할 대리인이고, 김건희 여사를 지키기 위한 호위무사일 뿐"이라고 깎아 내렸다. 이어 강 대변인은 "'윤석열 아바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자신이 쓰고자 한 왕관의 무게를 '김건희 특검법' 수용으로 견뎌내길 바란다"고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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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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