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연극으로 이어지는 넷플릭스

  • 정재은 공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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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8  |  수정 2023-12-28 07:44  |  발행일 2023-12-28 제14면
정재은
정재은〈공연 칼럼니스트〉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는 공상과학 공포 드라마로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2016년 7월 시작되어 7년간 네 개의 시즌을 선보였고 1980년대 미국 인디애나주 호킨스라는 가상의 마을에서 일어나는 초자연적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시즌 5 촬영을 앞둔 가운데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파닉스 극장에서 12월14일부터 연극으로 선보이고 있다.

연극 'Stranger Things: The First Shadow(기묘한 이야기: 첫 번째 그림자)'는 TV 시리즈 이전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다. 시리즈는 1983년에서 시작하는데 연극 배경은 1959년이다. 시즌 4에서 뒤집힌 세상의 지배자가 되는 '헨리'의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다룬다.

가장 좋은 좌석은 225파운드(약 37만원)에 달함에도 1천여 석은 관객들로 가득해 연말과 1월 첫째 주 공연은 대부분 매진이었다. 객석에는 가족 단위 관객을 비롯해 젊은 층 관객들이 주를 이루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극 '기묘한 이야기'는 TV 시리즈를 그대로 무대에 옮기지 않았다. 연극 내용은 독립적이면서, 이미 공개된 4개의 시즌과 앞으로 선보일 다음 시즌과도 긴밀하게 연결됐다. 현실과 '뒤집힌 세계'를 오가는 작품 내용처럼 TV와 무대라는 매체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가디언지는 이 작품이 '영화를 무대로 옮기는 게으른 각색 작품들' 중 승자라고 평했다.

영상과 조명이 만들어 낸 희미한 환영은 재가 떠다니는 듯한 착시를 일으켜 내가 실제로 '뒤집힌 세계'에 들어온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한 인물을 연기하는 두 명의 배우가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해 순간 이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조도를 낮춰 투명막에 비춘 영상은 실제 세트와 구분하기 어렵다. 이러한 다양한 효과로 '기묘한' 분위기를 극장 전체에 구현한다. 공연은 3시간으로 복고적 묘사 부분이 다소 길다. 그러나 첨단 효과로 표현하는 초현실 장면은 강렬하다. 괴물이 다가올 때 객석 조명까지 일렁이는 것은 넷플릭스를 볼 때와 다른 차원의 공포를 선사한다. 마지막 장면에 시즌 1의 주요 인물인 '일레븐'이 무대에 등장해 이어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아주 짧은 순간을 배치해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간 9회 연재로 역사적 인물이나 재난을 다룬 연극부터 넷플릭스 시리즈를 무대로 옮긴 연극까지 다양한 공연을 소개했다. 본칼럼을 통해 연극과 극장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정재은〈공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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