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업그레이드' 삼성, 올해 청룡 氣 받고 푸른왕조 재건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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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02 08:51  |  수정 2024-01-02 08:52  |  발행일 2024-01-02 제26면
이종열 신임 단장 체제…투수코치·퓨처스 코칭스태프 물갈이
김재윤 등 불펜진 뎁스 강화에 강민호·오재일 등 야수진도 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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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원태인, 강민호, 오재일, 구자욱, 김재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가 2024시즌에 명가 부활을 꿈꾼다.

2023년은 삼성에게 고된 한 해였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체제로 첫 풀 시즌을 치렀으나 팬들에게 만족감을 주기엔 모자람이 많았다.

삼성은 지난 시즌 144경기에서 61승1무82패, 승률 0.427이란 성적을 거두며 최종 리그 8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80패 이상을 기록했고,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삼성은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종열 신임 단장을 선임하면서 변화의 첫 단추를 끼웠다. 취임 직후부터 발 빠르게 움직인 이 단장은 지난 시즌 약점이었던 불펜을 강화했고, 새로운 용병 선수도 영입하는 등 여러 가지 변화를 진행 중이다.

이 단장이 진두지휘하는 변화에 맞춰 삼성은 2024시즌 새 마음 새 뜻으로 다시 비상하겠단 각오를 다지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친 2023시즌

2023시즌 삼성의 최종 순위는 8위로, 2년 연속 가을 야구를 팬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2022시즌 마무리캠프부터 본격적으로 팀을 꾸려나갔고, 2023시즌 스프링캠프 땐 강도 높은 훈련으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시즌 초부터 발생한 주요 선수들의 부상으로 팀 순위는 바닥을 쳤고, 주축 선수들의 부진도 시즌 내내 이어졌다.

많은 훈련량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내려고 애썼지만, 불펜진의 약한 뎁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삼성 구원진의 2023시즌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리그 최하위였다. 역대 삼성 구원진의 한 시즌 평균자책점을 살펴봐도 2017년(5.90), 2016년(5.64), 2018년(5.22)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팀 타율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시즌 팀 타율은 2할6푼3리로 리그 6위였지만, 평균자책점 4.61이라는 최하위의 투수력을 이겨낼 수준은 아니었다.

결국 시즌 초중반부터 팀 순위는 최하위로 떨어졌고, 막판까지 탈꼴찌에 안간힘을 쏟다가 시즌을 마치게 됐다.

박 감독은 "2023년 준비를 2022년 마무리캠프 때부터 했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훈련도 많이 했고 불펜 쪽도 준비를 했는데 시즌을 치르다 보니 우려했던 부분에서 약점이 파악된 것 같다"며 "2023시즌에 부정적이었던 것은 팀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점이지만, 김현준·김성윤·이재현 등 젊은 야수들이 시즌을 치르면서 많이 경험하고 성장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야수들이 2024시즌은 더 여유가 있는 시즌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시작된 변화

힘겹게 탈꼴찌에 성공한 삼성은 변화의 칼을 빼어 들었다. 그 시작은 단장 교체였다.

2023년 10월16일 삼성은 7년간의 홍준학 단장 체제에서 이종열 신임 단장 체제로 바꿨다. 선수와 지도자, 전력분석관, 해설위원으로 야구계에 몸 담아온 이 신임 단장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파악한 삼성의 약점을 보강해나갔다.

투수력 강화를 위해 정민태 1군 투수코치 및 정대현 퓨처스 감독, 강영식 퓨처스 투수코치 등을 신규 영입했다.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불펜진 보강을 위해선 FA 시장에서 김재윤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로 최성훈·양현을 데려왔다. 또, 이민호도 영입해 뎁스를 두텁게 했다.

새로운 외국인 용병도 영입했다. 2선발 투수로 활약할 코너 시볼드를 데려왔고, 지난해 기대에 못 미쳤던 호세 피렐라 대신 데이비드 맥키논으로 교체했다.

이 단장은 "우선 지난해 약점으로 드러난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서 애썼다. 현재 불펜진은 80% 정도 채워졌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부분도 채우고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70%가량 보강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시즌 역전패가 많았다. 2024시즌엔 쉽게 지지 않는 팀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

2023시즌의 실패를 거울 삼아 삼성은 2024시즌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가을 야구를 하겠단 목표로 다시 출발한다.

보강된 투수진 뎁스에 지난해 부진했던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준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먼저 삼성은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하나로 꼽히는 김재윤을 보유함으로써 불안했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글 수 있게 됐다. 김재윤은 지난 시즌 59경기에 나와 65.2이닝을 소화하며 5승5패32세이브, 평균자책점 2.60, WHIP 1.02를 기록했다.

불펜 보강으로 선발 투수진도 여유가 생긴다. 외국인 선수 2명이 원투펀치로 나서고, 원태인이 토종 에이스 역할을 맡는다. 4선발 투수로는 베테랑 투수 백정현이 버텨준다. 5선발 투수 자리는 최채흥·좌완 이승현·이호성 등이 경쟁한다. 5선발 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젊은 투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주면 6·7선발 체제도 가능해진다.

야수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안방마님 강민호가 건재하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구자욱과 주전 중견수 김현준, 후반기 돌풍을 일으킨 김성윤으로 이어지는 외야진이 탄탄하다. 내야에선 오재일이 절치부심하고 있고, 내야진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류지혁과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은 이재현, 내야 코너 수비가 가능한 용병 타자 맥키논이 있다.

박 감독은 "선발진은 외국인 2명과 백정현·원태인을 생각하고 있다. 5선발은 좌완 이승현과 이호성, 최채흥 등이 스프링캠프부터 경쟁할 것 같다. 6~7선발까지 만들어지면 베테랑인 백정현에게 적절한 휴식도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불펜 쪽에선 김재윤이 들어왔고, 최성훈·양현도 왔다. 뎁스가 강해지면서 젊은 불펜을 선발로도 기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맥키논은 스프링캠프 때 1·3루 모두 가능하도록 준비할 생각"이라며 "작년에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대구와 삼성 팬들이 기대와 응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부응하지 못했다. 시즌이 끝나고 뒤를 돌아보면서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고, 2024시즌은 더 철저히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새 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못했던 가을 야구를 라팍에서 할 수 있게 하겠다. 올 시즌에도 기대해주시고 한 번 더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단장을 맡으면서 삼성 라이온즈의 열정적인 팬들에게 무엇인가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건 결국 승리고, 이기는 야구 더하기 재밌는 야구라고 생각한다"라며 "모든 팀들이 포스트 시즌 진출을 목표로 하듯 우리 팀도 당연히 포스트시즌 진출이 목표다. 퍼즐들을 맞춰가고 있는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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