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인간행복…"행복은 인간 본성인 자기 존엄의 추구, 자존이다"

  • 변종현
  • |
  • 입력 2023-12-29 08:17  |  수정 2023-12-29 08:20  |  발행일 2023-12-29 제16면
물질·쾌락주의 행복론 비판
진짜 행복의 본질·근원 규명
행복도 천부인권임을 주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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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행복'을 펴낸 김진향 박사.
표지
김진향 지음/ 행복책빵/373쪽/2만원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세네카, 칸트, 쇼펜하우어, 알랭….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철학자들이 인간의 행복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구하려 애썼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도대체 행복이란 무엇인가.

철학·심리학 영역에서는 행복을 '주관적이고 상대적이어서 뭐라 규정할 수 없다' '천차만별이고 모두 다르다. 그래서 행복은 각기 알아서 찾아가는 것'이라고 치부한다. 그런 상황에서 일상적으로는 돈 중심의 물질주의 행복론과 욕구·욕망 중심의 소비 및 쾌락주의 행복론이 행복 담론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 인간의 본성을 외면하고 왜곡하는 허구적 행복론들이 오히려 개인과 사회의 불행을 키우는 비극을 만들고 있다.

대구 달성 하빈에서 국밥집 아들로 태어나 정치학을 전공하고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과 개성공단 이사장 등을 지낸 김진향 박사가 자신의 전문 분야와는 거리가 먼 행복론을 들고 나와 지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신간 '인간행복'은 얼핏 인간 행복의 본질을 규명하는 철학·심리학 분야의 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인문학 책으로 분류되길 원한다. 아마도 이 책 각 장에 저자의 인생 여정이 녹아 있는 시와 그림 등이 담겨 있기 때문이리라.

행복은 모든 사람의 궁극적 삶의 가치이자 목적이다. 또 누구나 추구하고 있지만, 정작 누구도 행복에 대해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고 사회제도적으로 누구도 행복의 본질, 행복의 근원에 대해 가르쳐 주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책은 행복의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 나아가 행복을 딴 세상의 것으로 치부하는 사람들, 그리고 여전히 잘못된 행복론에 빠진 사람들에게 인간의 본성에 내재한 진짜 행복의 본질과 근원을 소개한다.

저자는 행복에는 분명한 답이 있고, 행복에는 명확한 본질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인간의 본성인 자기 존엄의 추구, 즉 '자존(自尊)'을 행복의 본질이라고 규정한다. 더 나아가 인간존엄이 천부인권이듯 인간행복도 천부인권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는 "행복은 인간이면 누구나 가진 기본권인 천부인권의 인간존엄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행복의 근원은 인간의 존엄성이며 행복의 본질은 인간의 자기 존엄 추구의 본성, 자기 존엄 실현의 본성, 자존의 본성, 자존이다"라고 말한다.

돈 중심의 물질주의 행복론, 욕구·욕망 중심의 쾌락주의 행복론의 비극은 이 같은 행복의 본질에 대한 규명이 없었고 인간 행복, 나아가 국민 행복에 대해 온전히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못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악순환으로 봤다. 제도교육 속에서 행복의 기본조차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돈을 행복이라 생각하고 소비와 욕구 중심적으로 막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인간행복'은 행복의 본질, 행복의 근원을 밝힌 신기원이 되고자 한다. 본격적인 인간 행복론에 들어가기 앞서 끄집어낸 인간 기원에 대한 견해도 흥미롭다. 인간 생명의 기원을 '사랑'으로 보고, 사랑을 인간 DNA에 가장 깊숙이 체화된 본성으로 파악했다. 그는 "아이들은 자기 생명의 근원이 엄마 아빠의 사랑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단언한다. 예를들면 어린 자녀는 자신을 세상에 오게 해준 엄마 아빠가 불화를 겪고 이혼하게 되면 자신을 세상에 오게 해준 실체이자 근원이 사라지는 것으로 이해한다는 것. 결국 존재의 근거를 상실한 채 심각한 불행감에 빠지게 된다. 저자는 이를 '자존이 사라지는 악몽'으로 표현했다.

저자는 행복의 본질을 규명, 공유함으로써 인간 행복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행복 혁명을 시작하자고 한다. 연장선에서 인간존엄이 천부인권이듯 결국 인간행복도 천부인권임을 규명하고, 행복의 천부인권을 선언하자고 제안한다.

변종현기자 bye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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