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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윤 (극단 열혈단 대표) |
연극을 흔히 종합예술이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의 연극 공연이 완성되기 위해선, 많은 종류의 예술 장르(미술, 무용, 음악 등)가 혼합되어 연극이라는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 형체는 없지만, 연극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무대 위 배우들을 비춰주는 빛, 조명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조명은 광원 등을 이용해 어떠한 사물을 비추는 행위, 또는 어떤 대상의 존재, 의미, 관점 등을 드러낸다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연극에서의 조명은 이 두 역할을 모두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연극, 뮤지컬, 무용 등이 공연되는 극장은 장면의 전환, 시간의 흐름, 관객의 상상 등을 더욱 증폭시키고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외부의 빛이 들어오지 않는 암흑의 공간으로 설계된다. 이 지점에서 극장 안 조명은 필수 불가결하게 보이기 위한 시각적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 또한 연극은 영화와 다르게 한정된 공간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만약 여러 공간이 등장하는 이야기라면, 무대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이전 장면과 다음 장면의 공간적 분리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이 조명의 변화이다. 조명을 이용해 무대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고, 그 나뉜 공간에 각각의 장소를 설정해 각각 다른 조명을 비춰준다면, 관객들은 무대라는 제한적인 하나의 공간에서 여러 공간, 여러 장소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일종의 연극적 환상을 체험하게 된다. 이처럼 조명은 공간과 사물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역할과 기능을 한다.
둘째로 연극에서 조명은 등장인물의 감정, 상태, 분위기 등을 드러내 표현해주는 기능도 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조명이 공간과 사물을 여러 각도와 변화를 통해 분리하고 관객에게 제시하는 것처럼, 인물의 내면적 심리와 감정의 변화 등도 조명의 변화와 비치는 각도 등을 통해 표현한다. 이 또한, 연극과 영화의 연출기법의 차이다. 영화는 카메라를 이용해 인물의 내면이 가장 잘 드러나는 얼굴을 클로즈업해 인물이 느끼는 감정의 변화 정서 상태 등을 표현하지만, 연극에선 관객과 배우 사이에 물리적인 거리가 있어, 극장 안 모든 관객에게 인물 내면의 미세한 감정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선 신체의 작은 변화로 표현하는 것보단 인물을 비추고 있는 빛의 변화를 통해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으로 관객들에게 인물 내면의 변화와 감정의 밀도를 제시할 수 있다. 이처럼 연극에서 조명은 사물을 비추는 역할과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는 용도로 기능한다.
정창윤<극단 열혈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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