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길 뛰어든 소방대원들 또 순직…영웅들의 비극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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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2 07:10  |  수정 2024-02-02 07:12  |  발행일 2024-02-02 제27면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대원 2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인 이들은 건물 3층에서 인명 검색과 화점 확인을 하던 중 불길에 휩싸이면서 고립돼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건물 붕괴로 인한 추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혹시나 건물 내에 갇혔을지 모를 사람을 구하기 위해 화염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했다. 투철한 사명의식과 희생정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순직 대원들은 모든 재난 현장에서 구조 활동의 귀감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혼인 박수훈 소방사는 평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이야기할 만큼 자부심이 컸다고 한다. 소방대원들이 시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렇기에 그들이 임무 수행 중에 목숨을 잃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게 더욱 가슴 아프다. 실제로 화재현장에서 순직하는 소방관이 매년 5명 내외다. 2022년 1월 경기도 평택 물류창고 화재 진압 중 소방관 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에 소방청이 소방대원 안전강화 대책을 내놨지만 현실은 그대로다. 지난해에도 전북 김제, 제주 등지에서 소방관 순직 사고가 잇따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고귀하다. 두 소방 영웅의 안타까운 희생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이유"라고 했다. 결코 빈말이 돼선 안 된다. 우리 사회는 그들의 헌신과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할 의무가 있다. 당국은 이번 사고 경위를 철저히 파악해 이 같은 비극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순직 대원들의 유가족 지원에도 성심을 다해야 한다.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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