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누가 책임질 것인가?

  • 양민경 더쓸모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
  • 입력 2024-02-05  |  수정 2024-02-05 07:48  |  발행일 2024-02-05 제15면

2024020401000079500003071
양민경 더쓸모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오늘도 무해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새해 첫날이 어제 같은데 벌써 2월이 왔고, 이제 곧 설 연휴다. 시간이 '빛의 속도'로 흐른다는 것이 실감 나는 나이지만, 말부터 앞세웠던 과거도 떠올라 내 행동에 책임지고 살아가는지 반성도 한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과 말 등에 책임지며 살아가는데 유독 환경문제 관련 책임을 추궁할 땐 블랙홀 같은 상황에 마주하곤 한다. 버려진 장난감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이런 상황에서 비롯됐다. 아이들의 사랑을 받던 장난감은 어떻게 버려질까? 예전에는 그냥 플라스틱 쓰레기통에 버렸지만, 지금은 종량제 봉투에 넣어 처리해야 한다. 장난감이나 인형만을 수거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종량제 봉투에 버려진 장난감은 소각 또는 매립된다. 국내에서 연간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중 장난감 비중은 약 30%로 240만t 규모다. 연간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이 500만t임을 고려한다면 엄청난 양이다.

자원의 풍요 속에서 고장 난 장난감을 고쳐 쓸 필요도 없고 누가 쓰던 장난감을 받을 필요도 없다. 그리고 아이가 어릴수록 장난감도 자주 사주고 버리게 되면서 장난감 쓰레기 배출량은 절대 줄어들지 않을 기세다.

국내 폐플라스틱은 재활용률이 낮아 불법 방치로도 이어진다. 특히 복합물질로 이뤄진 장난감은 재활용이 더 어려운데, 장난감 자동차 하나를 분해하면 10가지 정도의 물질로 분류된다. 건전지, 쇠, 모터, 회로판, 전선, 고무, 유리 등 많게는 15가지의 물질이 나오기도 하고, 이런 걸 그냥 소각이나 매립한다면 유해 물질이 지구 환경을 오염시키는 건 시간문제다. 아이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만들어진 장난감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협하는 환경 악당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럼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주지 말라는 것인가? 당연히 아니다. '장난감을 사준다 안 사준다'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나 기업 차원의 법적·제도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얼마든지 자원이 될 수 있는 폐장난감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돈을 받고 장난감을 판매하는 곳은 있지만 판매 후의 사후 관리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안타깝지만 소비자도 이러한 문화에 익숙해졌다. 관련 문제의 해결 및 연관 제도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풀어보도록 하겠다.

〈양민경 더쓸모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