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외국인 축구 용병

  •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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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5 06:51  |  수정 2024-02-15 06:59  |  발행일 2024-02-15 제23면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과거 '포항제철 돌핀스'라는 간판을 걸고 활약한 적이 있었다. 1983년 슈퍼리그(지금의 K리그) 출범 때다. 당시 구단주인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축구 사랑은 각별했다. 그는 국내 프로축구 최초로 외국인 용병을 영입한 장본인이다. 프로축구 원년 우승을 위해서였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용병은 브라질인이었다. 당시 협력 관계에 있던 브라질 제철회사에 축구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요청한 것. 그리하여 포항 유니폼을 입게 된 이들은 세르지오와 호세였다. '축구 황제' 펠레의 나라에서 왔으니 박 회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와 팬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하지만 낯설고 물설은 한국 땅에 적응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세르지오는 14경기, 호세는 5경기에 출장했지만 둘 다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결국 돌핀스는 5개 팀 가운데 4위에 그치며 브라질 용병을 돌려보내고 말았다.

최근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제시 린가드가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에 입단했다. 그는 잉글랜드 축구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의 세계적 플레이어다. K리그의 수많은 전·현 외국인 축구 용병 가운데서 네임밸류로는 단연 톱이다. 그는 왜 세계 유수의 리그를 제쳐두고 K리그를 선택했을까. 개인 사업 확장 등 여러 설이 돌고 있지만 축구 선수로서의 절박감이 컸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부진으로 임대 이적을 거듭하다 클럽을 찾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는 "하루빨리 그라운드에 돌아와 뛰고 싶다. 한국에서 꿈을 이루겠다"고 했다. 부디 한국에 잘 적응해 오래도록 축구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길 바란다. 아울러 올 시즌 '대팍'에서 대구FC 스타 세징야와의 한판 대결도 기다려진다. 이창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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