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민물가마우지에 점령당한 수성못 둥지섬 되살린다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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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6 14:34  |  수정 2024-02-19 08:57  |  발행일 2024-02-16
최근 3년 새 텃새화한 민물가마우지로 둥지섬 환경 파괴돼
둥지 제거, 수목 세척 등 조치에도 500여 마리 집단서식
독수리모형 설치로 2월엔 10여 마리로 개체수 줄어
5년 장기 계획으로 지속적 관리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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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가 민물가마우지에 점령당한 수성못 둥지섬 생태복원에 나선다. 대구 수성구 제공.

대구 수성구가 민물가마우지 집단서식으로 오염되고 있는 수성못 둥지섬 생태계 복원에 나선다.


16일 수성구에 따르면 대구 도심 철새 서식처인 수성못 둥지섬은 최근 3년 새 텃새화한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 급증으로 수성못 철새의 생태계가 교란되고 수목이 고사하는 등 심각한 환경 파괴를 겪고 있다. 실제로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인 민물가마우지 집단서식으로 수성못을 오가는 왜가리·물닭·청둥오리 등 다양한 철새들을 보기 힘들어졌다.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둥지 제거·수목 세척·조류기피제 및 초음파 퇴치기 설치 등을 진행했지만, 산란기를 맞는 500여 마리의 민물가마우지가 다시 찾아와 둥지를 짓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수성구는 5년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지난달 말엔 민물가마우지의 번식 시기 전 둥지 제거 및 수목·둥지섬 세척·가지치기, 천적 모형 설치 등을 실시했다.


특히, 천적인 독수리 모형 40개를 설치한 것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물가마우지가 집단 서식하지 않고, 낮 동안 10여 마리가 잠깐 머물고 밤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성구는 산란기인 3월엔 토양 중성화 작업 및 개나리 등 화목류 식목으로 토양 오염 및 환경을 개선하고, 산란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입도와 관찰로 장기적인 관리를 해나갈 방침이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민물가마우지의 집단서식으로 수성못 둥지섬이 황폐화되고 죽어가고 있다. 다양한 생태계의 공존을 위해 인간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기"라며 "서식 습성과 생태단계에 맞춰 체계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해 아름다운 둥지섬을 복원하고 생태계 균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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