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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윤 (극단 열혈단 대표) |
벌써 '문화산책'의 글을 올린 지 두 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연극과 관련된 기본지식과 여러 가지 정보들을 쓰며, 나 역시 다시금 연극의 매력에 빠져 더욱 연극을 사랑하고 애지중지하게 되었다. 부디 나의 글을 한 번이라도 읽어준 독자분들이 계신다면 꼭 연극이라는 장르의 티끌만 한 관심이라도 솟아났길 희망한다. 그리하여 마지막 글은 조금은 거창하지만, 이 시대의 연극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 그리고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시되어 버렸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참 빠르다. 빨라도 너무 빠른 것 같다. 유행과 트렌드는 한 계절을 넘기면 오래 간 것이고 장편소설보단 단편이, 한 시간짜리 유튜브 영상보단 쇼츠와 릴스가 더욱 선호된다. 이렇듯 우리가 사는 지금의 세상은 빠르고 더 빠르게 다음 그다음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콘텐츠들이 다양한 것을 넘어서 포화상태이다. 그렇다 보니 시장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극적이고 색다른 요소들을 사용한 각양각색의 콘텐츠들이 즐비한 세상이다. 이렇듯 빠르고 자극적이게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상품, 즉 콘텐츠가 대중문화를 지배하는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연극은 이와 반대로 간다. 모든 비교는 상대적이지만 유튜브 콘텐츠보다 빠르지도 않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이는 멋들어진 CG나 자극적인 요소도 덜하다. 이렇듯 연극은 자칫 요즘 세상에 뒤떨어진 도태된 매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연극은 학문으로 따진다면 기초학문-기초예술로 분류된다. 즉, 인간이 가지는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문제, 사상, 고민 등을 다루는 예술이다.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모습을 중심으로 하는 인문학적, 철학적 담론을 인간이 직접 나와 다른 인간들에게 펼쳐 보이는 그 어느 것보다 가장 인간적인 매체인 것이다. 이런 인간 중심적인 특성은 현재와 같은 시기에 적절하게 작용할 소지가 다분하다. 빠르게 다음을 보려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연극을 만난다면 현재 우리를 돌이켜 볼 수 있는 휴머니즘적 사고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극은 인간에게 인간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실로 필요한 매체이다.
이로써 문화산책 필진 역할이 끝이 났다. 너무나 소중하고 값진 시간을 내어 주신 것에 감사하며, 저의 글을 읽어주신 독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극단 '열혈단'의 정창윤입니다. 저는 항상 극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언젠가는 꼭 찾아와 주십시오. 그럼 이만 막을 닫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정창윤〈극단 열혈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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