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지방 작곡가의 하루

  • 류자현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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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7 08:18  |  수정 2024-03-07 08:19  |  발행일 2024-03-07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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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자현 작곡가

저는 대구에서 15년 가까이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곡을 쓸 일이 많아?' '어디에서 주로 작곡 의뢰를 하나?'라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음악 활동이 서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대구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작곡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큰 꿈을 안고 서울로 떠났습니다. 그 시작은 친구들과 함께 만든 퓨전 국악 그룹이었습니다.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다양한 음악 장르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국악팀에서 활동하며 재즈와 국악, EDM과 국악을 결합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했습니다. 앨범을 발매하고 전국과 해외를 다니면서 공연을 했습니다.

그 후, 실용음악 관련 공부를 하며 소양을 쌓은 뒤 대구로 돌아왔습니다. 그 경험 덕분에 다양한 국악 단체로부터 작곡 의뢰를 받았고, 열심히 작곡하고 연주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후 저의 궁극적 목표였던 영화음악을 대학원에서 전공하면서 뮤지컬과 연극 음악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습니다. 극음악은 다양한 사람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혼자서 곡만 쓸 때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무용, 연극, 무대연출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새로운 예술적 감각을 익혔습니다. 그 밖에도 성주 참외 로고송 제작, 재즈 트리오 앨범·창작 국악 작곡 앨범 발매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 또한 있습니다. 이러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대학교에 출강해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의 소통은 새로운 영감을 저에게 줍니다. 지방에서의 음악 활동은 오히려 제한된 환경에서 더욱 창의적인 작곡 활동을 할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최근에는 어린이 국악 뮤지컬을 작곡하며 또 다른 세계에 발을 디디고 있습니다. 또 퓨전 밴드 '슈가'를 통해 새로운 스타일의 곡과 연주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곡가로서의 일상은 매일매일 새로운 도전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음악적인 영감을 찾기 위해 항상 주변을 관찰하고 소리를 들으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색합니다. 작곡은 그저 음악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감정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예술적인 과정입니다. 지방에서 활동하면서는 서울과는 다른 환경에서 작곡하고 연주하는 독특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제 더욱 다양한 장르와 협업을 통해 음악적인 세계를 넓혀가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성장하며 작곡가로서의 길을 걸어 나갈 것입니다. 매일 새롭고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그리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작곡가로서의 길을 걸어 나가고자 합니다.

류자현<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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