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라페스타를 찾아 시민과 당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말의 강도가 세지고 있다. 선거전이 본격 시작된 모양새다.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개구멍' '패륜' '2찍' 등을 거론하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한심스럽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후보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11일 오후 충남 홍성시장 연설 및 충남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윤 정부를 향해 "법은커녕 기본적인 윤리조차도 지키지 못하는 패륜 정권"이라며 "국민 알기를 뭐로 알고 있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또 "이번 선거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 아니라 국민과 국민의힘의 대결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 무서운 줄을 모르면 회초리로 치고 회초리로도 안 되면 몽둥이로 때려서라도 정신 차리게 해야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선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은 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의 출국에 대해 "윤석열 정권이 이 장관을 '도주 대사'로 임명하고 개구멍으로 도망시키는 일이 벌어졌다"며 "한마디로 국민을 깔보는 막장 행태다. 패륜 정권의 대국민 선전포고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이 대표가 국민의힘 공천을 '패륜 공천'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이재명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공천한 것이야말로 패륜 공천이라고 국민들께서 생각하실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도 "국민들은 그 얘기 듣고 딱 한 사람을 떠올렸을 것 같다. 바로 이재명 대표"라며 "거기 해당하는 사람, 대한민국에 이재명 한 사람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형수 패륜 욕설, 배우와의 의혹 문제'로 받아치며 "역시 (이 대표가) 다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친일 공천이라고까지 했던데, (이 대표는) 법인카드로 일제 샴푸 사 쓰신 분"이라며 "이걸 한 명이 다 했다는 게 다시 생각해도 놀랍다. 또 본인이 그런 사람임에도 이런 용어들을 쏟아내 놓는 뻔뻔함이 놀랍다"고 했다.
또 이 대표의 '2찍' 발언에 대해 "주권자인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봐야 저런 소리 나오냐, 한심스럽다"며 "저희는 이재명 대표의 막말과 천박한 언행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그런 것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참 서글픈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인천 계양의 한 식당에서 선거 운동을 하던 도중 한 시민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물었다. '2찍'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기호 2번이었던 국민의힘에 투표했다는 뜻으로 민주당에서 비하 발언으로 통한다. 이 대표는 9일 "저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연합'을 거론하며 "비례 1번은 그 정치세력의 방향성과 공약을 보여주는 상징 같은 존재"라며 "이재명과 민주당에 묻고 싶다. 민주당의 이번 총선 공약은 한미연합 훈련 반대와 주한미군 철수 등 반미(反美)냐. 그렇지 않고선 비례 1번으로 (이런 사람이) 선정되는 것은 설명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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