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주공3단지 조합-시공사, 공사비 증액·공사대금 지급 방식 '마찰음'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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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0 07:47  |  수정 2024-03-20 14:17  |  발행일 2024-03-20 제14면
GS건설 측 "기성불로 변경해야 착공" 제안
조합 측 반발...일부 조합원들 상경 집회
"공사비 49% 증액 요구는 과다" 반감 커

대구 달서구 지역 한 아파트 정비사업 현장에서 시공사와 조합 간에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마찰을 빚고 있다.

상인동 송현주공3단지(상인센트럴자이)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최근 공사비 증액 문제와 관련해 시공사인 GS건설과 갈등을 겪고 있다. 대구 분양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공사대금 지급방식과 관련해서도 파열음이 나고 있다.

송현주공3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일부 조합원들은 19일 상경해 GS건설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조합 측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1월 공문을 보내 공사비 증액과 공사대금 지급 방식 변경 등을 요구했다.

당시 GS건설은 기성불로 공사대금을 지급해야 착공할 수 있고, 3.3㎡(1평)당 공사비로 641만5천원을 제안했다. 특히 공사비는 기존(평당 429만4천300원)보다 무려 49.38%나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

분양불은 분양률에 따라 공사비가 지급되는 방식으로 분양률이 낮으면 시공사의 리스크가 크다. 분양률이 저조하면 공사비를 받지 못하고 공사를 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 때문에 분양 경기 침체 시 시공사들은 분양불 방식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기성불은 공정률에 따라 공사 대금을 나눠 지급해 시공사의 자금 유동성 부담이 줄어든다. 조합 측은 이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입장이 된다.

조규판 송현주공3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은 "당초 분양불로 계약했으나 시공사는 기성불로 변경해야 시공이 가능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공사가 요구하는 공사비 증액 폭이 크고 기성불로 변경해 달라고 하는데 현재 이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감이 큰 상태"라고 말했다.

조합에선 이날 시공사 측에 분양불을 유지할 경우 공사비 증액 금액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더해 시공사는 조합원 분양 계약률을 기존 80% 이상에서 90% 이상으로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조합원 분양 계약률을 10%포인트 더 높여 일반분양 물량을 낮춰 분양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합 입장에선 독소 조항이 될 수 있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규판 조합장은 "시공사와의 협의 채널을 열어두기 위해 조합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상경 집회를 개최한 건 아니다. 일부 조합원들이 상경해 항의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벌어지는 공사비 및 공사비 지급방식 갈등은 분양경기 침체에 공사원가 상승이 더해진 환경에서 조합과 시공사 모두 각자 처한 입장에서 비용 부담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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