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호 경북도의사회장 "비현실적 사업 과감히 탈피…회원들 돕는 서포터스 될 것"

  • 강승규,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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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6 08:03  |  수정 2024-04-16 09:00  |  발행일 2024-04-16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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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대 이길호 경북도의사회장이 최근 대구 수성구 경북도의사회에서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44여 년 동안 대구시의사회(북구 대현동)와 한 건물에서 동고동락한 경북도의사회. 그러다 2021년 수성구 만촌동 회관을 매입해 이전했다. 4월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 제46대 이길호 회장은 회관을 들어설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 회관 입구에 내걸린 낡은 현판 때문이다. 이 현판은 제29대 회장을 지낸 부친 이상성 회장이 대현동 회관에서 처음 달았던 것으로, 회관을 옮기면서 함께 가져왔다. 이는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를 느끼게 한다. 사무실 이전은 미래로 나아가는 의지와 발전의 한 걸음이다. 후배들은 사무실을 이전하면서도 과거 흔적을 지키고자 하는 존중과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이러한 스토리는 회원들에게 과거 영광과 현재 변화를 동시에 느끼게 하며, 의료계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담고 있다.

"부친 회장 시절 현안 지금도 여전
의사회 곧 80주년…책임감 느껴


7년 연속 대한의사협회 모범 표창
매년 의사의 날 모임 등 행사 활발
앞으로 유의미한 사업 선택·추진

다양한 직역들로 집행부 구성
개원의 위한 단체라는 오해 풀 것"

▶취임 소감은.

"제46대 회장에 취임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최근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들의 휴학이 계속되는 등 의료계가 혼란스러운 상태다. 이러한 상황을 잘 대처하고 극복해 국민과 환자를 위한 의사회가 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경북의사회는 유구한 역사 속에서 의료 발전 그 자체를 이뤄준 선배들이 있었다.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지금의 탄탄한 의사회, 그 터전을 만들어 줬다. 곧 경북도의사회 창립 80주년을 맞이한다. 이제는 잘 다져진 땅 위로 튼튼한 나무를 기르고 바람에 뿌리 뽑히지 않고 무성한 나뭇잎으로 뜨거운 태양의 햇볕을 가려주는, 회원들을 위한 의사회가 되도록 정말 열심히 하겠다."

▶제29대 회장을 지낸 부친에 이어 경북의사회장을 맡았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아버지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쌓아 올린 업적을 발전시키는 데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다. 회장을 맡기로 하면서 2018년도에 발간된 경북도의사회 70년사를 다시금 천천히 읽어봤다. 부친이 회장을 맡고 있을 당시인 1976년에는 의사 신분 보장과 지역 의사회 육성, 의료 사고에 대한 대책, 의료보험 수가 등에 대한 현안으로 밤낮없이 회무를 봤다는 기록이 있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그때와 한치 변함도 없이 똑같은 현안으로 의료계는 험난한 기로에 서 있다. 대를 이어 경북도의사회장이라는 자리에 오르게 돼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큰 책임감을 느낀다."

▶부친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는가.

"부친은 제가 어린 나이에 의사회 활동을 시작했다. 그래서 그 당시 활동상을 직접 보고 느끼진 못했다. 다만 경북도의사회 70년사의 역사책과 선배 말씀을 들어보면 매우 덕망 있고 성품이 뛰어나셨다고 한다. 의사회 의장단 제도가 처음 시작된 1972년 3월, 제21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부터다. 아버지는 당시 최초 의장으로 선출돼 의사회를 위해 헌신을 시작했다. 이후 1974년 3월, 제23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다시 한번 2대 의장으로 선출돼 활동을 시작했다. 대의원회 의장 임기를 끝으로 1976년 4월 차기 회장으로 선출돼 제29대 회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취임사에서 인기 영합적인 사업을 과감히 탈피한다고 했다. 그 이유가 뭔가.

"우리 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로부터 7년 연속 모범지부 표창을 받았다. 물론 그전에도 무수히 많이 수상했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의사회로서 회원 참여도가 높다. 그리고 다양한 사업을 통해 회원과 만나고 사회복지 증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특히 경북도는 지리적으로 넓어 서로 간 교류가 어렵다. 그래서 매년 5월 경주에서 회원과 회원 가족이 모두 모이는 경북도 의사의 날 행사를 크게 열고 있다. 도전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는 것도 좋지만 진정한 회원을 위한 의사회로서 역할을 하고, 의사회 존재 이유인 회원들을 위한 서포터스 의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기 영합적인 사업을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의사회 임원 활동의 일면을 보면 개인의 시간과 열정을 쪼개 참여하는 등 희생적인 측면이 강하다. 기꺼이 의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참여해주신 임원들의 피로도 역시 줄여 의미 있는 사업에 집중하고자 한다."

▶회비 납부율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의사회 활동 자체가 참여하는 회원만 참여하고, 외면하는 회원은 당연히 회비조차 납부하지 않고 있다. 회비 납부율이 저조하다고 표현하기보단 의사회는 일부 누군가를 위한 단체가 아니기에 참여율을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참여율이 높아지면 납부율은 자연히 향상될 수 있다. 의사회는 개원의를 위한 단체라는 오해가 많다. 참여하는 회원 상당수가 개원 회원이기에 그렇다. 저는 최초의 병원급 의료기관 출신 경북도 의사회장으로서 임기 내 이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그리고 제46대 집행부 구성 또한 개원의는 물론 대학병원 교수, 종합병원 병원장, 병원 과장 등 다양한 직역의 회원들로 구성했다. 모든 직역이 참여하는 의사회를 만드는 것이 회무추진 목표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대붕역풍비(大鵬逆風飛) 생어역수영(生魚逆水泳)'.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살을 거슬러 헤엄친다는 의미다. 어렵고 힘들수록 물러서지 말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는 뜻을 새기며 어려운 상황을 잘 타개해나갈 수 있도록 힘을 부탁드린다.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는 단 하나의 힘은 회원 여러분의 단합과 동참이다. 제46대 집행부가 앞장서 나아갈 테니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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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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