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 인사를 찾아서] '구미 출신' 김태환 한일친선협회중앙회장 "한일관계 정상화 궤도…동북아 안보 위해 협력의 틀 제도화해야"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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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8 08:34  |  수정 2024-05-08 08:35  |  발행일 2024-05-08 제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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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출신의 김태환 한일친선협회중앙회장이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역대 회장의 액자를 뒤로 하고 포즈를 취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에만 7차례 만남을 가졌다. 오랫동안 방치된 한일 관계가 조금씩 정상화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정부는 내친김에 이달 중으로 '한중일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제사회는 잇단 전쟁과 테러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해 주변국과의 긴밀한 공조체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일친선협회'는 해빙의 물꼬를 튼 한일 양국 관계를 측면 지원하는 민간교류 단체다. 1977년 설립된 협회는 양국 국민의 이해와 신뢰를 기초로 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초대 회장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현재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유흥수 전 주일대사를 명예회장으로 두고, 손경식 CJ그룹 회장, 최종태 야마젠 그룹 회장을 상임고문으로 두고 있다. 협회는 최근 제18대 회장으로 구미 출신의 김태환 전 국회의원을 선출했다.

尹 정부가 만든 '한일 해빙'
흔들림없는 관계발전 절실


"한미일 북핵 대응체제 본격화
전략적 입지 강화에도 큰 기여
청소년 미래지향 교류 주력 등
정부의 개선 기조 확고히하며
양국관계 반석 오르도록 노력"

▶한일친선협회는 어떤 단체인가요.

"한일기본조약 정신에 입각해 양국 국민의 교류를 통한 친선을 도모하고, 상호이해와 협력을 증진시킴으로써 양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단체입니다. 국내에서는 1977년 11월22일 한일친선협회 중앙회를 설립하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초대회장에, 이병희 의원을 이사장으로 선출했지요. 중앙회 설립을 시작으로 각 시·도에 지방 친선협회를 결성했는데, 주로 시도 상공회의소장이 회장을 겸하고 있습니다."

▶협회가 활동 48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성과를 소개해 주세요.

"한일 간 이해를 증진하고, 친선을 도모하는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다양한 성과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재일 동포의 지위와 위상을 크게 향상시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차별받고, 멸시받던 우리 동포들을 일본 현지의 유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일 양국의 우호 친선증진을 위해 활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재일 동포의 위상과 지위가 크게 향상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일한친선협회'가 설립돼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일 양국은 처음에는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교류가 이어졌어요. 이런 식으로는 진정한 교류가 힘들겠다고 판단해 1976년 당시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이던 김수한 의원이 전국 조직망을 갖춘 친선협회 조직을 일본에 제안했어요. 이후 일본에서 도쿄도에 '일한친선협회'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 47곳에 산하조직을 갖춘 협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관계 정상화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3년은 한일관계에 있어 커다란 획을 그은 한 해였습니다. 특히 작년 3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오랜 현안이던 강제 징용 문제를 극복하고 관계개선에 나설 수 있었으며, 셔틀 외교도 복원되었습니다. 한일 관계개선은 한·미·일 협력체제도 본궤도에 올려놓아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공동의 대비태세를 강화시킬 뿐 아니라 양국의 전략적 입지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데도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거둔 것인지 최근 한일 인적교류가 1천만명에 근접하는 등 교류 활동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여야 첨예한 대립속에서도
협치의 길 걷던 '형 김윤환'


"정치인 김윤환은 늘 중용 강조
저녁엔 막걸리 한 잔 기울이며
정치적 해법과 타협 머리 맞대
극단의 대립 난무 요즘 정치판
의원들 중용 가치 되새겨주길"

▶구미 3선 국회의원으로 국회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역임하셨는데, 바람직한 한일관계는 무엇입니까.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안보'입니다. 주변국과의 교류와 협력이 절실한 과제라고 할 수 있지요. 2025년은 한일수교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일관계를 흔들림 없이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협력의 틀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통령이 만든 한일관계 개선의 기조를 확고히 견지해 양국관계를 반석 위에 올려놓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협회는 한일 양국의 발전적 관계를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스포츠·음악·연극·무용 등 문화교류, 일본 미야자키현 난고손 백제왕족 신위 귀국행사 지원, 조선통신사 관련 재현행사 참가, 추사 서간첩 및 고문서 98종 135점 문화재 반환 활동, 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 기념 우표발행, 국제세미나와 친선내방단 접견 등이 있었지요. 그중에서도 특히 청소년 교류는 미래지향적 사업으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해 주력할 생각입니다. 지난 36년간 총 46회의 청소년 교류 활동을 실시해 871명이 참가했는데, 청소년들이 한일관계의 중요성과 역사인식을 바로 세우는 모습에서 소명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요즘 정치 대결이 극단으로 흐르면서 형인 김윤환 의원(허주)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형님이 생전에 워낙 거물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피해도 많이 봤습니다.(웃음) '허주의 동생'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습니다. 제가 무슨 일을 해도 형님의 그늘을 벗어나기 어려웠지요. 그때는 억울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형님이 있던 그때가 참 그립습니다. 형님은 1978년 정계에 입문해 5선 국회의원을 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을 연달아 당선시키는 데 일조해 한때 '킹메이커'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영남일보 기자로도 잠깐 근무한 적이 있었지요. 제가 기억하는 정치인 김윤환은 항상 '중용'을 강조했습니다. 여야 정치인들과 첨예한 이슈로 대립할지라도 저녁에는 막걸리 한 사발을 기울이면서 협치의 길을 모색했지요. 극단적 대립과 반목이 난무하는 요즘 정치판을 보면서 국회의원들이 '중용'의 가치를 떠올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시아나항공 부사장 출신인데, 대구경북(TK)신공항은 어떤 의미를 지닙니까.

"대구경북의 하늘길이 열리면 시민들이 더 넓은 세상과 교류하는 것은 물론 대구경북이 다시 한번 경제적으로 비상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다만 항공산업은 철저히 '상호주의'에 기반하고 있음을 각인해야 합니다. 우리가 비행기 한 대를 띄우면 상대국에서도 한 대가 운항하는 구조로, 수요와 공급의 형평성이 맞아야 합니다. 전문가들의 촘촘한 고민과 노력이 따라줬을 때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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