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경기침체로 대출연체 급증한 소상공인·자영업자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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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8 18:18  |  수정 2024-05-08 18:18  |  발행일 2024-05-09 제6면
5대 시중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1조3천500억 돌파
대구은행 중소기업 연체율도 전년 동기 대비 0.07%P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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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 및 경기침체 여파로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들의 한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불어나는 이자에 대출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한계상황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8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내용을 보면, 올 1분기 신규 취급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중 연 8% 이상 고금리 비중은 17.91%다. 직전 분기 대비 4.94%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연 8% 이상 9% 미만 금리 비중은 5.45%→ 7.84%로, 9% 이상 10% 미만도 2.84%→ 4.31%로 증가했다.

연 10% 이상 이자로 대출받은 비중도 지난해 4분기 4.67%에서 올 1분기 5.76%로 늘어났다. 그만큼 저소득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자금운용 상황이 나빠진 것이다.

고금리 대출 비중이 늘어난 만큼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연체 금액규모도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1개월 이상 연체된 개인사업자(소호) 대출 총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조3천56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 말(9천870억원)보다 무려 3천690억원(37.4%)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개인 사업자 대출 총액이 2.4%(314조6천860억원→322조3천69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더 도드라진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의 소호대출 연체 금액(올 1분기 기준)이 3천460억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하나(2천770억원), 신한(2천660억원), KB국민(2천640억원), 우리(2천30억원) 순이다.

특히 NH농협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말 (1천930억원 )대비 1천530억원이 늘어 가장 큰 증가율(79.3%)을 보였다.

같은 기간 은행별 연체율은 KB국민 0.20%→0.29%, 신한 0.33%→0.40%, 하나 0.41%→0.47%, 우리 0.32%→0.40%, 농협 0.36%→0.63%로 각각 높아졌다.

DGB대구은행의 중소기업(소호 포함) 연체율도 지난해 1분기 말 0.79%에서 올 1분기 말 0.86%로 상승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이용이 급증했던 대출 상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상환 능력이 부족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가 쌓이는 모양새다. 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금리 인하 시점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개인사업자들의 고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들은 고금리 부담에 노출된 경우가 많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질수록 연체도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고물가가 한동안 지속된다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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