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잠식 외지 건설사들 대구 하도급 '공高민低'

  • 박주희
  • |
  • 입력 2024-05-09 06:58  |  수정 2024-05-09 07:00  |  발행일 2024-05-09 제1면
공공부문 공사 87% 달했지만
'압박' 덜한 민간선 50% 그쳐
"고금리 속 지역업체 빈사상태"
市, 하도급 이행 실태파악 착수

지난해 대구지역 건설공사 현장에서 지역업체의 하도급률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지건설사들이 시공을 거의 점령한 민간공사 현장에서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8일 대구시에 확인결과, 지난해 사업비 10억원 이상 공사 현장에서 지역업체 하도급률(공공·민간 건설공사 합계)은 54.5%로, 전년(60.7%)보다 무려 6.2%포인트나 하락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철콘·토공 등 초반 공정에는 경쟁력이 있는 지역업체가 많은 데다 이 공정의 금액도 높다. 반면 후반 공정은 지역업체의 하도급 수주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작년의 경우 신규 물량이 없었던 탓에 후반 공정이 많아 지역 하도급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외지 건설사의 지역업체 하도급률이 공공보다 민간공사에서 현저하게 낮다는 점이다. 외지 건설사의 지역업체 하도급률이 공공부문에서 87.0%였지만 민간부문에선 50.1%로 나타나 무려 36.9%포인트나 격차가 났다. 반면 지역 건설사의 지역업체 하도급률은 공공 부문 62.2%, 민간 부문 66.5%로 민간 공사에서 오히려 더 높았다.

대구의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외지 건설사는 민간공사 현장에 자사의 협력업체를 대거 동반한다"며 "고금리에다 미분양 여파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황에 외지 업체들이 지역 현장을 점령하면서 지역 업체들은 빈사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구시는 지역 업체의 하도급률을 확대하고 불법 하도급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5월 한 달간 하도급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 점검 대상은 공사비 50억원 이상 민간건설공사 현장 80개소다. 시공사가 외지 건설사인 곳이 68개소, 지역 건설사인 곳은 12개소다. 이 중 9개소는 대구시와 구·군, 대한전문건설협회·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가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나머지 71개소는 구·군이 자체 점검한다.

점검단은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 계획서 이행 여부, 주요 공정 하도급 입찰 시 지역업체 참여 비율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또한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가 저조한 현장에 지역의 우수전문건설업체를 홍보하고 지역업체 하도급률 증대 방안을 요구할 예정이다. 박주희기자

기자 이미지

박주희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